경쟁 심화·멘탈 붕괴…극단적 선택
경쟁 심화·멘탈 붕괴…극단적 선택
  • 김무진
  • 승인 2014.02.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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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로 내몰리는 사회> (상) 대구서도 꾸준히 발생

외로움·경제적 문제·우울증 등 다양한 원인

대구 연 700명 넘어…원인별 세부 대책 필요
최근 대구지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 자살 예방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등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 등이 요구된다. 자살은 개인의 생사(生死)를 넘어 사회·경제적 비용 발생 등 보다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우리 사회의 급격한 인구사회학적 구조변화 및 소득불평등 심화 등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와 원인, 대책 마련 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최근 잇따르고 있는 자살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크게 증가한 노인인구가 노후의 가난과 고독, 질병, 무직업 등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을 주요 증가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IMF 이후 우리 사회의 경쟁구조가 심화되면서 소득불균형이 발생함에 따라 새로운 빈곤층이 급증하는 등 소득불평등 심화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17일 오전 12시 20분께 대구 북구 칠곡중앙대로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가정문제로 신변을 비관해오던 J(여·51)씨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직장 문제로 부산에 있는 남편과 주말부부로 지내온 J씨는 평소 외로움을 많이 느껴 오다 이를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 1시께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에서도 4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J(여·44)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수면제를 먹고 착화탄을 피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J씨는 채무로 인해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오후 9시 5분께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에서도 대구 모 구청 공무원 K(여·31)씨가 스스로 뛰어 내려 숨졌다.

K씨는 2년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다 이를 감당하지 못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통해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외로움, 경제적 문제, 우울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구 10만명당 대구지역 자살률은 △2010년 29.7명 △2011년 29.6명 △2012년 24.2명 등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대구지역 자살자 수도 △2010년 730명 △2011년 740명 △2012년 73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원인별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2010년의 경우 목맴이 430명으로 가장 많았고 약물 및 화학류 160명, 높은 곳에서 뛰어내림 124명, 물에 빠짐 9명, 물체 7명, 폭발물·불 및 상세불명의 수단 각 4명, 총기·화기류 발사 및 자동차 충돌 각 1명 등으로 조사됐다.

2011년에는 목맴 381명, 약물 및 화학류 171명, 높은 곳에서 뛰어내림 140명, 물에 빠짐 21명, 물체 11명, 상세불명의 수단 5명, 폭발물·불 4명, 자동차 충돌 2명 등으로 파악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육상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살은 질병, 고독, 경제적 문제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각 원인별 세부대책을 내놓되 각 분야를 총망라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아울러 결국은 정신적 피폐에서 오는 ‘멘탈 붕괴’가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에 인간생명 존중, 건전한 사회적 분위기 유도 등의 사회를 만드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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