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전 경주 일대 경미한 사고 잇따랐다
참사 전 경주 일대 경미한 사고 잇따랐다
  • 김무진
  • 승인 2014.02.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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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강당·공장 지붕 등 붕괴…하인리히 법칙 입증
1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마우나오션 리조트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큰 사고 전 여러 차례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존재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에도 적용됐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1930년대 초 미국의 보험회사 직원이었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가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재해에 대해 실증적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장했다.

‘사고나 재난은 발생 전 여러 차례의 징후가 나타나므로 이에 대한 분석과 준비를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경주시 등 관할 행정기관과 마우나오션 리조트 운영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의 주인인 코오롱그룹 측은 이런 징후들을 파악, 대비책을 세우지 못해 대형사고를 야기했다.

실제 지난 11일 오후 5시께 경주시 북부동 계림초등학교 강당 패널 지붕이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천753㎡의 지붕을 비롯해 총 3억5천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12일 오후 1시 5분께 경주시 황성동 용강공단 내 자동차부품 공장의 패널로 만들어진 지붕 일부가 무너져 내려 작업을 하던 근로자 K(45)씨가 다리를 다쳤다.

두 사고 모두 최근 경주지역에 내린 폭설로 눈이 쌓이는 과정이 반복, 적설하중이 더해지면서 일어났다.

잇단 지붕 붕괴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11~12일 이틀간 경주지역은 천북면에 하루 동안 70cm에 달하는 폭설이 내렸고, 도심지에도 23cm가량의 눈이 쌓인 상태였다.

또 같은 기간 경주 천북면을 비롯해 양북과 양남면의 블루베리 및 배 농장 5곳의 방조망이 전복돼 수 천만원 상당의 피해가 났고 황성동과 양북면의 비닐하우스 2곳이 반파되는 등 최근 경주지역에서는 폭설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앞선 지난 10일 오후 10시 20분께 사고 현장에서 불과 11㎞ 떨어진 울산 북구 모듈화산업단지에서 리조트 체육관과 동일한 공법으로 지어진 한 자동차부품업체 공장 지붕이 무너져 내려 현장실습 중이던 특성화고교생 K(19)군이 숨지기도 했다.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이전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백승대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안전불감증’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코오롱그룹과 경주시 등이 참사의 예고편으로 지역에서 일어난 작은 사고에 관심을 갖고 대비를 했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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