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직접 책·공간 확보…지식 제공·소통의 공간으로 활용
21일 오전 11시 15분께 대구 수성구 청수로 캐슬골드파크 4단지 내 복지관 2층.
이곳에는 아파트 입주민 대표 및 가정주부와 어린이 등 주민 50여명이 자리해 이날 공식적으로 문을 열 ‘캐슬 꿈가득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전 11시 30분께 입주자 대표 등 참석 내빈들의 테이프 커팅을 시작으로 캐슬 꿈가득 도서관은 정식 개관했다.
또 엄마의 손을 잡고 나온 20여명의 어린이들과 젊은 주부들은 마련된 간식을 먹고 책을 읽는 등 개관식에 자리해 도서관 개관을 축하했다.
캐슬 꿈가득 도서관은 지난 2006년 입주 당시 아파트 단지 복지관 내 30여㎡ 규모의 도서관 자리를 확보, 시공사로부터 기증받은 1천500여권의 책을 비치해 놓은 것이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7년여간 이곳에는 입주 당시 기증받았던 책들이 박스 채로 그대로 방치됐고, 상당수 아파트 주민들은 책은 물론 이 같은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4단지 주민 손은정(여·42)씨가 아파트 관리실에 볼일을 보러 왔다 우연히 박스 채 쌓여 있던 책들을 발견, 입주자 대표 등에게 바로 옆에 위치한 입주자 대표 회의실을 도서관으로 만들자고 건의했다.
이 같은 제안을 받은 남복섭 입주자대표회장 등 입주민 대표들은 회의를 통해 이를 승낙, 70여㎡ 규모의 입주자 대표 회의실을 도서관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손은정씨는 친하게 지내는 다른 주부들을 규합해 방치됐던 책들을 정리하고, 입주민을 상대로 도서기증 활동을 통해 추가로 책을 확보했다.
또 입주자대표회는 책상, 책장, 온풍기, 컴퓨터 등 필요한 기자재를 지원했고, 지난해 7월 모든 단지에 도서기증 공고를 내 5천여권의 책을 확보, 손씨 등 주부들은 이를 장르별로 분류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수성구청에 ‘캐슬 꿈가득 도서관’으로 정식 등록했고, 11월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 관리 프로그램을 받아 5천여권의 책들에 대한 바코드 및 대출카드 만들기 작업 등을 거쳐 올 1월말 모든 작업을 마무리했다.
또 동대표회의로부터 매월 25만원의 신간도서 및 사무용품 구입비 등 운영비 지원을 약속받았으며, 이번에 정식 개관에 이르렀다.
박건우(9)군은 “엄마와 친구들과 도서관을 찾았는데 평소 보고 싶었던 책이 많고 편안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 시간 날 때 마다 친구들과 자주 들러 열심히 책을 읽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은정 도서관장은 “초대 도서관장으로 책임이 막중한 것 같다”며 “앞으로 이곳을 지역을 대표하는 좋은 도서관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캐슬 꿈가득 도서관은 내달부터 매주 화·목요일 오후 2~5시 운영되며, 자원봉사자 추가 모집 등을 통해 향후 주말을 포함해 매일 운영될 계획이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