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건강정보 따라하다 건강 망친다”
“잘못된 건강정보 따라하다 건강 망친다”
  • 김종렬
  • 승인 2014.02.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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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전성우 교수 조언

속 쓰릴 때 우유…되레 칼슘으로 인한 위산 분비 자극

식후 수면…위장운동에 영향 소화불량·비만 불러

숙변 제거…연동 운동으로 장에 변 붙어 있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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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위암센터 전성우 교수가 우유와 탄산음료인 콜라를 들어보이며 우리 생활속에 흔히 알고 있는 건강상식을 설명하고 있다.
음식도 잘 먹으면 보약이지만 잘못 먹으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 인터넷, SNS 등을 통해 넘쳐나는 수많은 건강정보는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잘못된 건강정보는 자칫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잘못된 건강상식을 지속하면 성인병 등 각종 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위암센터(소화기내과) 전성우 교수를 만나 우리 생활속에 흔히 알고 있는 건강상식들을 짚어봤다.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먹으면 좋다? = 우유를 마시게 되면 위을 중화시키는 효과와 함께 점막을 일시적으로 감싸 속쓰림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속쓰림을 일으키는 질환들 특히 십이지장궤양의 경우 주로 위산의 과다분비로 생긴 질환이다. 우유에는 위장에서 산분비를 촉진시키는 인자 중 하나인 칼슘이 특히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우유를 속쓰림 완화목적으로 마실 경우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칼슘으로 인해 위산 분비가 자극될 수 있다. 한, 두잔의 경우는 적은 양으로 문제가 없으나 많은 양의 경우 오히려 위산을 자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탄산음료는 소화를 돕는다? =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습관적인 청량음료의 섭취는 소화 장애와 더불어 비만을 부르며 위식도역류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산화탄소 성분이 공기와 함께 위장으로 넘어가 포만감을 일으키고 이를 다시 트름을 통해 배출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청량감을 주기 때문에 소화가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외국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같이 콜라, 사이다를 가정에서 민간요법처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영국 왕립임상평가연구소(NICE)에서도 청량음료는 어린이의 구토나 설사증세에 도움보다는 악화시킬 수 있고,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근육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소화가 안 될 때 밥에 물을 말아 먹으면? = 밥을 물에 말아먹으면 맨밥을 먹을 때보다 위장내에서 충분히 머물면서 잘게 부서지는 시간이 줄어들고 장으로 바로 넘어가는 시간이 짧아지게 된다. 이럴 경우 장내의 알칼리상태가 유지되기 어려워져서 소화와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밥을 오래 씹어 천천히 삼키는 것이 좋다. 침속의 소화효소가 적절히 배합되는 것은 물론 위액의 분비가 활발해져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다만 위의 운동이 느려지는 질환의 경우에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식후 단잠은 보약? = 식사를 하고 나면 소화를 시키기 위해서 위장관이 운동을 활발하게 하게 되고 이를 위해서 혈류가 위장쪽으로 몰리니 뇌로 가는 혈류가 떨어지면서 졸음을 느끼게 된다. 영양분을 흡수하는 식사를 하고 난 후 움직이지 않고 수면을 취하게 되면 위장운동에도 영향을 줘 소화불량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흡수한 영양분을 소비하지 못하므로 비만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으므로 식사 후에는 자는 것보다 가벼운 산책 등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술 마신 뒤에는 구토를 해야 속이 더 편하다? = 알코올은 위에서 10%정도만 흡수되고 나머지 90%는 소장에서 흡수된다. 때문에 나중에 토한다 하더라도 제거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게다가 토하는 과정에서 위산이 섞인 구토물이 식도를 통과하게 되므로 식도 점막이 손상을 받아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식도 점막이 찢어져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과음하고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생명까지 지장을 받을 수 있다. 구토 중 구토물의 일부가 폐로 들어가서 흡인성 폐렴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기도를 막아 숨을 쉴 수 없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식사량에 따라 위의 크기가 줄고 는다는데? = 위는 탄력적으로 늘어나는 장기로 식사를 많이 한다고 위가 커지지는 않는다. 위는 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우리의 식욕이 조절되는 것이지 위의 크기에 따라서 식사량이 좌우되지는 않는다. 최근 비만의 치료로 위장크기를 인위적으로 줄여주는 수술을 하고 있는데 이는 들어갈 수 있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해서 먹는 양을 조절하는데 있다. 수술을 통해 인위적으로 위를 줄이지 않는 이상 위장 크기는 변하지 않는다. 식사 양을 늘리는 것은 비만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숙변을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 사전에서는 숙변을 장벽에 들러붙어 나오지 않는 변이라 표현한다. 이에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은 숙변 제거에 좋다며 여러 제품들을 광고하고 있고,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노화나 암, 만성피로, 비만을 일으킨다고 겁을 주기도 한다. 대장벽은 미끄러운 점막으로 덮여있고 쉼 없이 꿈틀대는 연동 운동을 하기 때문에 변이 장에 붙어 있을 수 없다. 한마디로 숙변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 몸의 장세포는 3일에 한번씩 새것으로 바뀔 만큼 교체 주기가 빠르기 때문에 미세한 변도 붙어있을 수가 없다. 대장내시경검사 등을 위해서 장을 비우는 약을 먹게 되면 변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건 그냥 변이 나오는 것이지 숙변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변비가 심해 오랫동안 변을 보지 못할 경우에 노폐물이 쌓여서 피부문제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할 경우 장폐색으로 이어져서 수술까지 해야되는 경우도 생긴다. 변비를 조심해야지 숙변을 주기적으로 제거할 필요는 없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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