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아내의 얼굴
<좋은시를 찾아서> 아내의 얼굴
  • 승인 2009.06.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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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건 일

잠자는 아내에게서
꿈속의 비명을 듣는다
고될 때 듣던 비명을
잠자는 아내는 꿈속에서도 지르고 있다
아으으으
몹쓸 짐승에게 쫓기는지
고된 살림살이에 짓눌리는지
아내의 비명은 멎지를 않았다
가위눌린 아내를 깨우지 않았다
꿈속에서 실컷 불행을 당하면
현실에서는 면죄받을까 싶은 생각
잠자는 아내의 얼굴을 내려다보니
얼굴에는 송글송글 눈물 같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경남 창원 출생. 1974년『시문학』추천을 통해 등단.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국장, 한국문인협회 감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역임. 세계적인 성악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조수미씨의 외삼촌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 시인의 `아내의 얼굴’은 시에서 보는 대로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별다른 수식 없이 표출하고 있다.

평소 아내와 얼굴을 마주보고 있을 때와는 달리 `잠자는 아내에게서’ 듣는 비명은 남편으로서는 깊은 회한을 자아내기 마련이다.

특히 `가위눌린 아내’를 현실에서 면죄를 위해 깨우지 않은 남편이 `잠자는 아내의 얼굴을 내려다보니 / 얼굴에는 송글송글 눈물 같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함은 남편으로서 아내에 대한 애련하고도 깊은 사랑을 엿보게 한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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