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의 아버지…2살 아들 방치 숨지게
비정의 아버지…2살 아들 방치 숨지게
  • 김무진
  • 승인 2014.04.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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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아이 혼자 두고 PC방 전전 인터넷 게임 몰두

시신 한달간 집에 유기…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

경찰, 살인혐의 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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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생후 28개월 된 자신의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버린 사건과 관련, 피의자 J씨가 비닐가방에 담은 시신을 버리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에서 나서고 있는 모습의 CCTV 캡처 화면.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생후 28개월된 아들을 집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내다버린 비정한 20대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4일 2살짜리 아들을 돌보지 않고 방치해 숨지자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길가에 내버린 혐의로 J(22)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J씨는 지난 2월 24일 아내 K(여·21)씨와 별거를 시작한 뒤 같은 날 오후부터 26일까지, 지난달 1~7일 각각 아들을 경북 구미시 수출대로 자신의 아파트에 혼자 둔 채 PC방과 찜질방 등을 돌아다니며 게임에 몰두, 아들을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J씨는 지난달 7일 오후 1시께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죽은 아들이 집안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도 한달여간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하다 지난 11일 시신을 담요에 싼 채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에서 1.5km 가량 떨어진 구미시 인동 한 주택가에 버린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J씨 부부는 생활고와 게임 중독 등으로 지난 2월 24일부터 별거를 시작, 아내 K씨는 구미의 한 공장에 취직해 기숙사 생활을 했으나 아들을 키울 수 없게 되자 남편 J씨가 양육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J씨는 아들을 혼자 내버려둔 채 PC방과 찜질방을 전전, 유명 인터넷 FPS(First-person shooter·1인칭 시점에서 총기류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슈팅게임) 게임 등을 하며 며칠에 한 번씩 정도 집에 들렀다 다시 외출해 게임을 즐겼다. 잠깐 집에 들렀을 때 아들에게 먹을 것을 사다주며 끼니를 챙기긴 했으나 외출 시에는 아들을 전혀 돌보지 않았다.

지난달 7일 오후 1시께 집에 들어온 J씨는 아들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다시 집에서 나갔다 지난달 31일 귀가, 부패한 아들의 시신에서 냄새가 심하자 이를 담요에 싼 뒤 베란다에 또 다시 방치했다. 지난 11일 집으로 돌아온 J씨는 100ℓ들이 쓰레기봉투에 아들의 시신을 담아 비닐가방에 넣은 뒤 집에서 1.5㎞ 가량 떨어진 구미시 인동 주택가에 버리고 달아났다.

파렴치한 J씨의 행각은 아들의 소식을 궁금히 여긴 부인 K씨가 “아들은 잘 있냐? 아들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면서 들통났다.

J씨는 처음엔 “대구 대명동 아는 여자 집에 맡겼다”고 했다가 13일 오전 아내와 함께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를 방문, “최근 동대구역에서 노숙 도중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경찰이 동대구역 주변 CCTV를 확인해 특이점이 나오지 않아 이를 추궁하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권창현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J씨가 장기간 아들에 대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하는 등 고의성이 인정돼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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