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아동학대…계모보다 친부모가 더 심각
줄잇는 아동학대…계모보다 친부모가 더 심각
  • 김정석
  • 승인 2014.04.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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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건수 해마다 증가…10건 중 8건이 친부모

전문가 “지나친 양육 스트레스·경제난 주원인”
이른바 ‘칠곡 계모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산데 이어 2살 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하고 시신을 내다버린 비정한 20대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혀 아동학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계는 양육자가 아동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치명적 아동학대’와 함께 양육자가 어떤 것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치명적 방임’도 학대의 한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학대로 신고된 접수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2001년에는 4천133건이었던 신고 건수가 2005년 8천건으로 증가했고 2012년에는 1만943건까지 뛰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2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전체 아동학대 사례인 6천403건 중 정서학대가 3천785건(38.1%)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학대와 방임이 각각 2천858건(28.8%), 2천849건(28.7%)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성학대도 446건(4.5%)로 집계됐다.

이 중 부모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5천370건(83.9%)으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고, 부모 중 친부에 의한 사례가 3천13건(47.1%), 친모는 2천90건(32.6%)으로 친부에 의해 발생한 사례가 약 1.4배 정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친부모가 자식을 학대하는 이유가 복잡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지나친 양육 스트레스와 경제난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서 학대행위자에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성은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30.4%)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으로 과다한 스트레스가 있거나 고립을 경험한 학대행위자는 23.3%, 부부 및 가족 구성원 간 갈등을 겪고 있는 경우도 10.1%로 파악됐다. 반면 학대행위자가 성격 및 기질문제, 중독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는 각각 8.0%, 6.8%로 나타나 개인적 문제보다 환경적 문제가 아동학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준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유교 문화를 그대로 간직한 채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은 우리나라는 아직도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곤과 같은 경제적 요인 또한 아동학대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학대행위자가 무직인 경우가 2천370건(37.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단순노무직 1천231건(19.2%)이었다. 반면 군인(0.3%)과 사무직(2.0%), 기능직(2.2%) 등은 비교적 낮은 비율을 보였다.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 초록우산 관계자는 “아동보호와 관련된 업무가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이관되면서 아동학대 근절과 관련된 예산이 대폭 줄었다”며 “학대 근절을 위해서는 부모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동기 부여와 자활 등을 돕는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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