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시민, 어떻게 형성되나
민주적 시민, 어떻게 형성되나
  • 황인옥
  • 승인 2014.04.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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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발명해야 한다
시민을발명해야한다
미국의 정치학자로 후기 미셸 푸코의 통치성 연구를 바탕으로 복지와 빈곤 문제, 정치이론과 민주주의 문제를 연구해 온 크룩생크는 자신의 신간 ‘시민을 발명해야 한다’에서 사회적 동원과 정치적인 것의 재구성과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본다.

그는 논점을 풀어가기에 앞서 사회적 동원의 주체인 민주적인 개인에 주목한다. 그에 따르면 민주적인 개인은 스스로를 통치하는 시민이며, 그러한 시민이 증가하고 그들의 자발적인 실천이 높아질수록 정치적 재창출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크룩생크는 민주적인 개인에 주목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개념은 ‘시민성 테크놀로지’다. ‘시민성 테크놀로지’는 개인을 정치적으로 능동적이게 만들고 스스로를 자율적으로 통치할 수 있게 만드는 다양한 전술, 즉 담론과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는 ‘시민성 테크놀리지’를 사회적 동원이 정치적인 것을 어떻게 재구성하는가를 입증하는 틀로 활용한다. 내용은 시민권 투쟁, 자선활동의 자조계획, 자부심 각성운동 등을 포함시킨다. 다양한 시민성 테크놀로지를 통해 노예 상태의 시민이 시민다움의 규범을 내면화한 시민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시민’과 ‘시민성 테크놀로지라’라는 두 개념을 전제로 저자는 다섯 가지 핵심 주제를 풀어낸다. 첫째, 이 책의 연구대상은 기본적으로 근대의 ‘자유민주주의’, 그것의 통치문제와 통치방식이다. 통치문제는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확장될수록 민주체제가 불안정해지고 사회 전체가 퇴보한다는 주장이다. 통치방식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체제의 안정과 사회의 진보를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다.

둘째, 여기서 대두한 해결책이 민주시민의 형성이다. 이것을 저자는 시민과 주체(subject)의 개념적 논쟁에서 추적하고 있다. 흔히 민주주의는 노예(subject)가 아니라 시민이 스스로 통치하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시민은 형성되는 것이므로 노예와 완전히 구별될 수 없다.

다만 시민은 자신의 이해관심을 전체 사회의 그것과 ‘자발적으로’ 일치시킬 뿐이다. 간단히 말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은 만들어져야 하지만 동시에 시민이 스스로 시민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우리는 시민되기-만들기, 혹은 시민-주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적인 시민을 형성하는 방법에 있다.

셋째, 개인이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테크닉이 필요하며, 저자는 그것을 시민성 테크놀로지라고 부른다. 간단히 말해, 시민성 테크놀로지는 개인을 시민으로 만드는 각종 프로그램과 그것의 실천 및 담론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과거의 새마을운동이나 최근의 마을만들기 같은 사업들이 전형적인 시민되기와 만들기 기술이다.

넷째, 시민성 테크놀로지의 핵심적인 논리, 지렛대가 바로 임파워먼트이다. 저자는 니체의 유명한 표현, 권력(power)을 임파워로 바꿨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다. 시민의 임파워는 시민 스스로가 자신의 내면에서 힘을 얻는 시민되기와 만들기를 의미하게 된다.

다섯째, 이러한 시민되기-만들기는 이른바 좁은 의미의 정치적 영역에서 형성되지 않는다. 시민되기와 만들기는 정치적 영역 외부에서, 특히 사회적인 영역-일상적인 영역에서 미시적으로 진행된다.

저자는 책에서 ‘시민성 테크놀로지’, 예를 들어 시민권 투쟁, 자선활동의 자조계획, 자부심 각성운동 등을 자세히 검토하며, 이를 통해, 저자는 사회적 동원이 정치적인 것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입증하고 있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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