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회사 인력 부족, 위험 안고 달린다
버스회사 인력 부족, 위험 안고 달린다
  • 김정석
  • 승인 2014.05.08 18: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시내버스 기사, 하루 최대 18시간 근무

휴가자 생기면 곱빼기 근무…제재할 법 없어
대구지역 시내버스 회사들이 최소 인원의 무리한 운영을 하면서 일부 운전자가 최대 18시간 연속근무를 하면서 승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시내버스 1대당 배치된 운전자가 지나치게 적은 탓에 누군가 갑자기 휴가를 내면 다른 운전자들이 오전·오후를 연달아 근무하는 이른바 ‘곱빼기 근무’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무리한 운행을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어 대구 시내버스 면허권자인 대구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대구지역 시내버스 회사는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26곳이며 운행 중인 버스는 예비차량을 포함해 총 1천561대다.

대구시는 시내버스 대당 운전자의 적정 비율을 2.56명으로 보고, 각 버스회사에 운전자를 고용할 수 있는 인건비를 실비로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된 전체 운전사 수는 3천754명.

하지만 대구시가 제시한 대당 2.56명의 인력이 사실상 빠듯한 수준이어서 누군가 몸이 아프거나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휴가를 낼 경우에는 정상적인 버스 운행을 위해 다른 운전자가 오전·오후를 연달아 운행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종사자는 “18시간 연속근무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갑자기 휴가자가 몰리거나 명절 등 바쁜 시기에는 ‘곱빼기 근무’를 종종 한다”며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운전자가 2~3시간만 수면을 취한 후 18시간의 근무를 하게 되는 셈이지만 회사에서 추가 인력 고용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무리한 연속근무는 운전자의 집중력을 흐려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고, 이는 곧장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 3월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19명의 사상자를 낸 버스 운전자도 사고 당일 18시간 연속근무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또 대구시는 지역 시내버스 운전자들이 무리한 운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버스회사에 연속근무를 자제하도록 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구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드문 경우지만 일부 버스회사 운전자들이 18시간 연속근무에 나서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근무와 관련된 것은 각 회사의 소관이기 때문에 이를 막을 법적인 방법은 없다. 대구시에서는 공문을 내려보내는 등 이를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에서는 버스 운전자가 3시간 운전하면 30분을 의무적으로 쉬도록 하는 것은 물론 하루 9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 6일간 일하면 하루는 휴무해야 한다. 차량에 부착된 타코미터(Tachometer, 회전속도계)에 모든 정보가 기록되며,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최장 한 달간 운행이 정지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대구시가 준공영제를 통해 시내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공공성 및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버스 운전자들의 근무여건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수익성이나 효율성 위주의 정책보다는 진정한 대중교통의 의미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