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소비자 모두 웃는 ‘공정무역’
생산자·소비자 모두 웃는 ‘공정무역’
  • 김정석
  • 승인 2014.05.11 16: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페 안나’ 모든 재료 공정무역 통해 구입

저렴한 가격·신선한 맛 입소문 나 큰 인기
/news/photo/first/201405/img_130180_1.jpg"DSC_0035/news/photo/first/201405/img_130180_1.jpg"
공정무역커피만을 고집하는 ‘카페 안나’의 한지원 사장(가운데)과 직원들.
김정석기자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는 1천500만명의 노동자가 커피농장에서 일한다. 이들은 하루 종일 커피 생산에 매달려도 1달러도 벌지 못한다. 수십년간 커피농장에서 일했지만 커피 한 잔 제대로 마셔보지 못하는 경우가 숱하다.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하는 커피의 값과 커피 생산자들이 거둬들이는 수익이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생산자와 대기업 간 불공정한 거래 탓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공정무역(Fair Trade)’이다. 공정무역은 생산자를 대기업의 경제적 착취에서 보호하고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를 자극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공정무역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커피의 경우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아름다운커피’ 매장이 온오프라인에서 활성화된 상태다.

하지만 국내 커피시장의 ‘메카’로 통하는 대구지역에서는 아직까지 공정무역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다양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서고 덩달아 커피 애호가들도 급증했지만, 커피 생산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은 흔치 않은 것이다.

대구의 척박한 공정무역커피 시장에서 공정무역커피만을 고집하고 있는 카페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공정무역의 날인 10일 만난 ‘카페 안나’ 한지원(여·36) 사장은 “영국은 전 국민의 30% 이상이 생협에 가입돼 있을 정도로 ‘먹거리 윤리’가 활성화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갓 ‘공정무역’ 개념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중구 삼덕동1가에 자리잡은 카페 안나는 커피를 비롯해 코코아, 설탕, 올리브오일 등 모든 재료들을 공정무역을 통해 사들인다. 찻잎도 공정무역 수제차 브랜드 ‘Rishi Tea’의 상품을 고집한다. 과일 역시 로컬푸드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철이 아닌 과일은 이곳에서 맛볼 수 없다.

카페 안나는 ‘먹을 것에 대한 윤리’를 소중히 여기는 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생산자에게도 제값을 주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데다 커피값이 인근 카페보다 저렴한 수준인 까닭이다. 매장에서 생두를 직접 볶아내기 때문에 신선한 맛은 기본이다.

한 사장은 “카페 앞에 ‘공정무역 커피만을 사용한다’는 배너를 내걸자 손님들이 부쩍 늘어난 것만 봐도, 사람들이 이제 ‘착한 소비’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도 커피 생산자의 눈물을 생각하는 마음이 바로 ‘상생’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