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 분위기에
선거 분위기 확 달라져
시민들“이대로 쭉~”
그동안 자신을 알리는 선거 운동이 명함을 돌리고 문자를 발송한데 국한됐던 후보들에게 로고송과 가두연설이 절실하겠지만 사회 분위기가 이같은 선거운동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달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스스로 요란한 선거 운동을 자제하고 있는데다 유권자들 또한 시끌벅적한 선거 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높기 때문이다.
공식 선거 기간 개시일인 22일 오전 10시 대구의 대표적인 거리홍보전이 펼쳐졌던 대구 수성구 지산네거리는 이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대구시의원과 각 구의원에 출마한 후보들의 선거 유세 차량은 바쁘게 오갔지만, 예전같이 선거운동원들이 율동을 하거나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거운동원 5명 정도가 탑승한 각 유세차량 또한 확성기나 스피커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흥겨운 로고송도 들리지 않았다. 도로 한켠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은 후보의 기호가 쓰여진 선거 유세 차량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기도 했다.
선거 유세가 사라진 자리는 후보자들의 현수막과 선거 명함이 대신하고 있었다.
동네 주요 큰 길가에는 후보자들의 선거용 현수막이 곳곳에 가득했다. 직접 경로당 등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등 조용하게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후보자가 대부분이었다.
일부 후보자들은 아예 선거 유세 차량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구 남구 나 선거구에 출마한 A 후보자는 “선거 유세 차량은 단 한대도 동원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평소 내가 타고 다니는 차에만 선거용 홍보물을 붙이고 다닌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은 이번 기회에 조용한 선거 분위기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지숙(여·46·대구 중구)씨는 “조용한 동네에 확성기를 틀면 주민들은 시끄러워 머리가 울릴 지경이었다”며 “세월호 추모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이러한 선거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구 나 선거구에 출마한 B 후보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 등의 여파로 후보들 간 선거 유세를 자제하는 분위기라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선거 유세 차량과 로고송도 준비해놨지만 일단 사용하지 않고 동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명함을 건네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거전 초반의 이같은 조용한 분위기는 사전투표일(30, 31일)을 전후해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는 “어쨌던 선거가 시작됐고 유권자들에게 내가 가진 정책과 공약을 홍보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전투표일을 기점으로 거리유세 등을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