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 쓰고 지게 지고
하회탈 쓰고 지게 지고
  • 정민지
  • 승인 2014.06.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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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선거운동 백태
이틀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유례없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치러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 이색선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유세차량과 확성기가 사라지면서 후보들이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정책의지를 표현, 주민들의 공감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풍경이다.

◇ 튀어야 산다

정치 신인들은 자신을 알리는 게 관건이었다. 경북 안동 기초의원에 출마한 임시춘 후보는 민복에 하회탈을 쓴 운동원들과 이색선거운동을 벌였다. 울산의 방인섭 후보는 자신의 성을 따 방자처럼 분장해 빗자루를 들었고, 포항의 임영숙 후보는 한복을 입고 등장, 큰절로 인사했다. 이영직 경북교육감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교복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캐릭터를 활용한 후보들도 많았다. 부산의 김삼수 후보는 슈퍼맨 같은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슈퍼맨 복장으로 거리 유세를 벌였고, 안동에 출마한 김호석 후보는 ‘둘리나 짱구’등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인형탈을 쓴 운동원들과 퍼포먼스를 펼쳤다.

◇ 유세차·로고송 대신

차분한 선거분위기에 따라 요란한 유세차와 시끄러운 로고송 대신 친환경·발품팔기 선거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자전거와 손수레, 세발오토바이에 이어 지게를 짊어진 후보까지 등장했다. 대구 박인규 후보는 유세차 대신 세발오토바이를 택했다. 서구 위용복 후보도 50cc 오토바이를 타고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부산의 지주학 후보는 손수레를 직접 끌었고, 영천 김영모 후보는 “영천발전을 위해 지역 민심을 담을 지게를 짊어지고 주민들을 만나겠다”며 일명 발전지게를 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로고송 중 가장 독특했던 것은 포항시장 이강덕 후보의 ‘수화로고송’이다. 조용한 선거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로고송을 도입,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 나의 공약은 이것

선거운동을 통해 공약과 정책의지를 드러내는 후보들도 있었다. 부산의 화덕헌 후보는 핵폐기물 모양 드럼통을 자전거에 싣고 다니면서 탈핵에 대한 정책의지를 보여줬다. 또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에 맞춰 10년째 키우는 애완견과 선거운동을 펼치는 부산의 조용우 후보도 있다.

서울시장 박원순 후보는 경청버스를 만들어 지난 보궐선거의 포스트 잇 의견수렴에 이어 ‘시민들의 말을 잘 듣겠다’는 취지를 살렸다. 부산시장 오거돈 후보는 패러디 포스터를 잇따라 제작해 게임산업 육성과 원전반대의 의지를 내비쳤다.

◇ 선거운동도 길거리공연처럼

이번 선거에서는 튀는 선거운동을 넘어 힐링과 공감을 위한 길거리 공연 선거운동이 새롭게 등장했다. 대구 달서구 채민정 후보는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선거운동 전략으로 삼았다. 달서구의 공원 등에서 직접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주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순천에서는 대금을 연주하는 후보도 있다. 김석 후보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차분한 곡을 선곡, 대금연주로 시민들을 위로했다. 안직수 경기도의원 후보는 “지친 마음 잠시 내려놓고 음악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1일 소규모 클래식 연주회를 열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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