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오작동에도 “설마”…무심한 시민들
화재경보기 오작동에도 “설마”…무심한 시민들
  • 지우현
  • 승인 2014.06.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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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은 아예 전원 차단
안전불감증 대책 마련 시급
지난 4일 오전 8시 55분께 대구 중구 2·28공원 옆 L건물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라는 안내방송과 함께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확인한 결과 화재경보기는 오작동에 의해 작동한 것이었다. 화재경보기는 약 10분간 30초 간격으로 안내방송과 함께 울렸다.

이런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잦아지면서 시민들이 경보음에 무심해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화재경보기 오작동은 주로 기계의 결함과 습기 등 주변환경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이날도 경보가 울릴 때 1층에 있던 사람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대걸레로 청소를 하던 직원은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았고 다른 시민들도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은 채 볼일을 봤다.

심지어 한 커플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위층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승강기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다.

임시공휴일로 영화관을 찾았다는 L(15)씨는 “학교에서도 화재경보가 울리는 일은 많이 있다”며 “한 달에 2번꼴로 울리는 것 같아 이제는 소음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같이 있던 친구도 “수업 중 경보기가 울리면 언제 꺼줄까 생각까지 한다”고 화재경보에 무심한 현실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에도 KTX 동대구역에서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이 있어 혼선을 빚은 일이 있었다.

학교, 다중이용시설 등에서도 화재경보기의 오작동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반복돼왔다. 또 일부 중소기업은 화재경보기의 잦은 오작동으로 아예 전원을 끄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경산시 하양읍 환상리의 M물류회사 J소장은 “일용직이 많은 물류회사에선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을 단순히 넘길 수 없다”며 “잦은 오작동으로 배송부분에 클레임이 걸려 지금은 화재경보기의 전원을 끈 상태”라고 했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 건수는 43건에 달한다. 3일에 1번꼴인 셈이다.

대응구조과 관계자는 화재경보기의 잦은 오작동으로 정작 화재가 발생하면 사람들 대부분이 뒤늦게 대피, 더 큰 인명사고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오작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화재경보기 관리에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로부터의 안전 불감증을 줄이기 위해선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라며 “정기적인 작동시험여부 등 적정한 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우현기자 ju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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