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구·경북 日 위안부 추모의 날’ 맞아
고등학생·대학생 60여명 참석 추모행사
고등학생·대학생 60여명 참석 추모행사
6일 오전 11시께 경북 칠곡 대구시립공원묘지 제2추모의집 제례실에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60여명이 모였다. 제단 위에는 고(故) 조윤옥·서봉임·김분선·문옥주 할머니의 영정이 나란이 놓였다. 모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다. 학생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어쩔줄 몰라하자, 이인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 사무국장이 웃으면서 말했다.
학생들은 술을 따라 할머니들에게 드리고는 절을 했다. 이어 고(故) 서봉임 할머니가 모셔진 위패 앞에서 두 손을 쥐고 할머니께 인사를 하던 한 여학생은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옆에서 묵념하던 다른 학생들도 눈물을 훔치며 울음을 터트린 친구의 어깨를 안아줬다.
대구 효성여고에 다니는 정의영(18)양은 “위안부와 관련해 많은 일이 있었는데, 동아리를 하면서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단순히 배움을 떠나 직접 이곳에 찾아오니 가슴이 먹먹하고 울컥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곳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추모제는 2003년부터 매년 이어져오고 있다. 시민모임이 매년 6월6일을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로 정해 추모제를 열고 있다. 지난 2002년 6월 5일 故 서봉임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이듬해 추모제를 시작했다. 이후 위안부 할머니들이 계속해서 한 분씩 돌아가시자 2011년부터는 아예 공식 추모제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고(故) 신현순·김순악·심달연·박분이 할머니의 추모제도 열었다.
이 사무국장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일본 정부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개탄스러움을 넘어 분노가 느껴진다”면서 “추모제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전쟁 없는 평화로운 미래와 여성 인권이 지켜지는 세상이 되도록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에는 237명(대구·경북 26명)의 할머니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여성가족부에 등록돼 있다. 8일 오전 배춘희 할머니(91·경기도 광주)가 세상을 떠나면서, 현재 54명(대구 5명·경북 2명)만이 생존해 있다. 시민모임은 대구 중구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열기위해 시민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필요한 12억원 가운데 9억원이 모였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오는 12월 문을 열 예정이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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