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말소된 80대, 공사장서 ‘생계절도’
주민등록 말소된 80대, 공사장서 ‘생계절도’
  • 정민지
  • 승인 2014.06.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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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署, 출소 후 기초수급 받을수 있도록 조치
30년 전 주민등록이 말소된 S(81)씨는 수십년 째 대구 달서구에서 혼자 살아오고 있었다. 주민등록이 없는 관계로 S씨는 기초수급 등 복지 혜택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갱신을 위한 벌금을 낼 형편도 안 되는 살림살이에 고령인 S씨는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먹고 살길이 막막한 S씨는 젊은 시절 공사장에서 일한 경험으로 5시만 되면 대부분의 현장이 빈다는 점을 떠올렸다. 대구 일대의 신축공사장을 다니며 전선을 팔아 생계를 유지키로 한 S씨는 매립된 전선을 파내 쌀포대기에 담았다.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동구 15곳, 달서구 11곳, 남구 9곳 등 돈 될만한 곳을 찾아 다녔다. 그렇게 훔친 횟수가 52건, 약 5천만원 상당이었다.

대구 성서경찰서 9일 50여차례 공사장 전선을 훔쳐 되판 혐의로 S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S씨는 서울출신으로 대구에서 군생활을 한 후 그대로 눌러 살게 됐다고 한다. S씨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고령이 돼 연락이 닿는 가족·친척도 없이 독거노인으로 살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S씨는 200번이 넘는 절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확인이 쉽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S씨가 거주하는 주민센터를 찾아 대신 벌금을 납부, 주민등록을 갱신하고 출소 후 기초수급과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세상물정을 몰라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S씨로부터 1천 500만원 상당의 장물을 매입한 고물상 업주 등 2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정민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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