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환경 개선 않고 단속만 강화
무단횡단, 환경 개선 않고 단속만 강화
  • 정민지
  • 승인 2014.06.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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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잦은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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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구 달서구 감삼네거리 교통섬 횡단보도(왼쪽)와 본리파출소네거리 부근 보행자신호기가 설치된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빨간불임에도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달서구 감삼네거리 교통섬
불필요한 신호등 잘 안지켜
급정차 유발 사고 위험

본리파출소 네거리 부근
보행자신호기 제때 작동안돼
짜증난 시민들 ‘빨간불 통행’


최근 대구지방경찰청이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다며 무단횡단 계도·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무단횡단을 조장하는 교통 환경 실태 파악과 개선은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하나는 불필요한 신호등으로 빈번한 무단횡단과 함께 차량 부주의가 우려되는 곳이다.

대구 달서구 감삼네거리는 왕복 10차로의 대로로 4곳에 각각 교통섬이 있다. 그 중 모 여성병원 인근 교통섬에만 열 발자국도 채 안되는 폭의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26일 오전 10시께 20여분간 지켜본 결과 신호를 지키려는 보행자는 거의 없었다. 쉽게 건널 수 있고 일부는 신호등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 문제는 차량 속도다. 차량신호가 있기 때문에 다른 교통섬 부근보다 차들이 빨리 달리기도 했고 일부 차량은 주행신호인데도 무단횡단 보행자 때문에 갑자기 멈춰서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키도 했다.

이곳을 통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배모(42)씨는 “왜 이곳에만 신호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되려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반신호등이 필요한 무단횡단이 잦은 도로도 있다. 보행자 작동신호기가 설치된 곳으로 신호기가 제때 바뀌지 않아 참지 못한 보행자들이 무단횡단을 일삼고 있다.

달서구 본리파출소네거리 부근 왕복 6차로 도로는 평소에는 보행자 작동신호를, 심야에는 점멸 신호를 사용하는 등 차량 통행량이 적은 곳이다.

같은 날 식자재마트 쪽 보행자 작동신호기에는 ‘수리중’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신호기를 누르자 안내방송과 함께 1~2분 가량 지난 후 신호가 바뀌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리 없는 일부 주민들은 5분 넘게 기다려도 신호가 바뀌지 않자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4~5명의 사람들이 모이자 70대로 보이는 한 할머니가 “신호가 바뀌지 않는다”며 빨간 불임에도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젊은 여성이 신호기를 몇 번 누르자 노인들이 길을 다 건너고 난 뒤에야 초록불로 바뀌었다.

주민 김모(38)씨는 “신호등이 이렇게 말썽이다보니 도로가 좁은 편도 아닌데 무단횡단 하는 사람이 많다”며 “아파트·공원·학교가 있어 아이들도 많이 다니는데 무단횡단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보행자 작동 신호등을 없애고 ‘그냥’ 신호등으로 바꾸는 게 낫다”며 “단속만 할 게 아니라 보행환경 파악부터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사고위험이 높은 곳은 거리가 짧아도 신호등이 있고 대구지역 112곳(224개)의 보행자 작동 신호기는 고장시 바로 수리에 들어간다”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사고 예방차원에서 질서 준수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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