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천명 동원…물리적 충돌은 없어
공원 남쪽에서는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공원 북쪽에서는 기독교 신도들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도회가 동시에 열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1천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긴장감을 더했지만 우려했던 양측의 물리적인 충돌을 없었다.
퀴어문화축제(Korea Queer Culture Festival, KQCF)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6월에 열린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의 성소수자 축제다.
대구에서 행사가 개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축제개최 전부터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오후 2시 공원에서 시작된 축제는 성소수자를 위한 홍보부스 운영, 공연 등 3시간 동안 자체행사를 이어갔다.
공원 곳곳에서는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기독교의 보수적인 신도들 사이에서 다툼이 끊이질 않았다.
기독교내 보수적인 신도들이 주축이된 ‘동성애퀴어광란축제저지연대’는 ‘맞불 기도회’를 갖고 “동성연애라니? 가정이 깨지게 생겼다”고 소리를 질렀다.
반면 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는 또 다른 기독교 목사는 “성소수자는 약자다. 함부로 죄악이라느니 언어폭력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따졌다.
오후 5시45분께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 350여명이 차별받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대구중심가 거리행진에 나서면서 양측의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축제 참가자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여러 가지 색의 풍선을 흔들면서 행진했다. 공평네거리에서 봉산육거리, 통신골목으로 2km 가량 이어졌다.
통신골목 앞에서는 기독교 신도 150여명이 도로에 앉아 퍼레이드를 막았다. 퍼레이드 행렬은 다른 곳으로 돌아서 행진을 이어갔다.
동성로에 놀러 나온 고선희(여·26)씨는 “기독교든 퀴어든 시민들과 동화될 수 없는 그들만의 축제인 것 같다. 어느 쪽이든 편을 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퀴어축제 저지를 위한 예수재단을 이끄는 대표 임요한 목사는 “대한민국과 교회와 가정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축제 전날부터 2·28공원에서 진리수호구국기도회 철야 예배를 하기도 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