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내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목숨 내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 김정석
  • 승인 2014.06.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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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음기 실험 인지거리 확 줄어…사고위험 76% ↑

대구 車對人 교통사고,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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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구 중구 동성로 및 반월당 대로변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걷고 있는 시민들. 김정석기자
25일 오전 대구 중구의 한 대로변.

각자의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직장인들 중 상당수가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밤 사이 SNS에 어떤 소식이 올라왔는지 살펴보거나 지인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이들이 주를 이뤘다. 아예 이어폰을 귀에 꽂고 새벽에 있었던 월드컵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감상하는 직장인도 눈에 띄었다.

눈과 귀를 스마트폰에 빼앗긴 채 걸음을 걷는 이들은 가끔씩 마주오던 사람과 부딪칠 뻔하기도 하고, 길을 걷다 갑자기 몸을 틀어 주차된 차량을 피하기도 하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을 수차례 연출하면서도 끝내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직장인 김모(여·25·달성군 화원읍)씨는 “길을 걷다 메시지가 오면 확인을 하게 되고, 거기에 답장까지 하다 보면 스마트폰에 집중한 채 수십m를 걷게 된다”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다 갑자기 나타난 승용차에 깜짝 놀란 적이 많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전 국민의 필수품이 되면서, 스마트폰에 시선을 빼앗긴 채 ‘곡예 보행’을 하는 이들이 급증했다.

이로 인한 보행자 교통사고 또한 크게 늘어, ‘방어운전’의 말뜻을 빌린 ‘방어보행’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진 실정이다.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의 ‘스마트폰 사용이 보행안전에 미치는 위험성 연구’에 따르면,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 시 사고위험이 7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얼마나 위험한지 확인하기 위해 자전거 경음기를 이용한 인지 거리 실험을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인지거리는 20~40대는 15m, 50대는 12.5m였지만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20대가 10m(-33.3%), 30대 8.8m(-41.3%), 40대 7.5m(-50%), 50대는 2.5m(-80%)로 조사됐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보행 사망자가 OECD 국가 평균 1.4명보다 3배 높은 4.3명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실제로 대구지역의 차대인(車對人) 교통사고 발생건수의 경우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인 2005~2008년 4년간 5만2천635건이 발생한 데 비해 본격적인 스마트폰 보급이 이뤄진 2009~2012년에는 5만8천113건으로 5천478건이 늘어났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보행 중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미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 시 벌금을 부과하거나 휴대전화 사용을 막는 기기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에 걸맞게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배려도 필요하지만 보행자 스스로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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