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용산2동 버스정류장에는 버스 이용객의 편의 제공을 위한 ‘버스정류장 간이 도서관’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용산2동 주민자치위원회의 후원으로 만들어져 당시에는 주민들이 기증한 서적, 구정 홍보책자 등 이층으로 된 책꽂이에는 수 십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일 찾은 간이도서관은 초창기 언론홍보가 무색할 정도로 관리가 안되고 있었다. 위쪽에는 낡은 위인전 4~5권이 전부였고 아래쪽에는 버스정류장에서 먹고 버린 쓰레기가 들어가 있었다. 당초 책읽는 동네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버스를 기다리는 짬짬이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이 식고 관리도 소흘해지면서 현재는 왜 있는지 모를 설치물이 된 것.
관리를 맡고 있는 용산2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소식지 등 간단한 읽을거리를 잠시 보는 것일 뿐 빌려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관리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대구 북구청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나무로 된 사각형 박스가 놓여 있다.
‘이 음료는 매일아침 깨끗이 정수된 물을 사용합니다’라는 문구만이 붙은 이 박스는 이곳 버스정류장뿐 아니라 인근 서구 비산동 등 6곳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주전자를 박스에 넣는 형태로 되어 있다보니 주전자가 없는 경우, 박스 안에 쓰레기 등을 버려 지저분해지기 일쑤였다.
지난 8일 찾았을 때도 주전자 등이 없는 박스 내부에는 각종 쓰레기들이 들어가 있었다. 일부 정류장 이용 주민은 박스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이 박스는 무엇에 쓰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음수대 관리자는 “전에는 저녁마다 회수해 매일 다른 차로 채운 주전자를 비치했지만 최근에는 격주에 한번 정도로 줄어들었다”며 “1주일에 한번씩 쓰레기 등을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호의로 만들어진 일상의 편의시설들이 관리주체 모호함과 관리소흘,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되려 없느니 못한 것으로 방치되고 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