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담은 ‘등불’ 출간
한국 현대사 담은 ‘등불’ 출간
  • 김기원
  • 승인 2014.08.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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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논설인 김진희

신문에 게재된 사설 등 정리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고

30여년간 현안 비판 “보람”

꼿꼿한 시선으로 글쓰기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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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비판정신, 타협하지 않는 결기, 뉴스에 대한 뛰어난 감각은 논설인이 반드시 갖춰야 할 3가지 덕목이다.”

논설인이자 컬럼니스트인 김진희(67)씨는 12일 논설인이 갖춰야할 3가지 덕목으로 이같이 밝혔다. 30여년 동안 신문에 게재된 사설과 칼럼을 모아 최근 칼럼집 ‘등불’을 출간한 김씨는 경북일보 논설위원과 논설실장, 대구일보 논설위원, 논설실장, 대구신문 논설위원 등 지역 신문사를 두루 거치며 지역 현안에 대한 견해와 주장을 펼쳐왔다.

사회의 가장 민감한 사안을 독자의 입장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논리적으로 펼쳐내는 논설인야말로 가장 치열하게 세상과 마주한 직업군으로 분류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만큼 날선 내면의 소유자다.

하지만 김씨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논설인의 이미지와는 살짝 비켜가는 외모를 소유하고 있다.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과 일정하게 정돈된 톤의 목소리는 절제미 마저 풍겼다.

외향만 보면 반전의 매력에 놀랄 수 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이야기를 풀어갈수록 그 역시 서슬퍼런 정통 논설인임을 실감하게 된다.

“긴 세월동안 과연 내가 정치권력과 사회권력 경제권리, 독자의 압력으로부터 굴하지 않고 목숨 걸고 글을 썼는지 돌이켜 볼 때가 있다. 하지만 서민, 약자, 가난한 사람편에서 정의롭게 생각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굴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어떤 경우에는 생명을 걸 만큼의 치열한 순간도 있었다.”

그는 이번 칼럼집에 1989년부터 2006년까지 신문에 게재했던 사설과 칼럼을 시대순으로 집대성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언론통폐합을 해제한 이후부터 사설과 칼럼을 썼다.

30여 년 동안 써온 원고지 4매의 날카로운 미학(美學)이 이번 칼럼집에 시대순으로 담겨 있어 책을 보신 분들이 지나간 사건을 다시금 떠올리고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히신다”며 주위의 반응을 소개했다.

사설과 칼럼은 분량과 치열함의 중량이 다르다. 그는 “사설은 그날 뉴스 중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주제를 점잖게 논리적으로 그러면서도 날카롭게 쓰는 글이고, 칼럼은 주제와 틀의 제약 없이 자유분방하게 쓴다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사회고발’, ‘서민대변’, ‘불의지적’ 이라는 정신의 측면에서 서로 동일하다”며 “특히 지방신문의 논설인로서 지역의 이슈를 더 많이 다루려고 했다”며 세상과 지역의 창으로 살았던 지난날을 회고했다.

짧은 시간에 가장 큰 이슈의 핵심을 파고들어 비판하는 일을 매일 반복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 라고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근로자 평균임금이 50만원이던 시대에 썼던 사설을 지금 다시 읽어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30년 동안 써온 내 사설이 한국의 현대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힘들었던 것보다 보람이 더 크다”며 긍정적인 평을 내놓았다.

논설인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경일대학교 등에서 외래교수와 겸임교수를 거쳐 온 70대 후반인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지금은 신문 사설을 쓰는 것과 함께 정기적인 학술논물을 발표하고, 시 창작 등의 다양한 글쓰기도 병행하고 있다.

“같은 일을 오랫동안 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지금 매너리즘에 빠진 언론인들 많이 보인다. 그들을 보며 나 자신을 끊임없이 담금질한다. 계속해서 신선하면서도 꼿꼿한 시선으로 사설을 쓸 것이다. 그리고 이번 칼럼집에 담기지 못한 글들도 많고, 2006년 이후 글들도 많다. 앞으로 여건이 맞다면 이 글들은 모두 모아서 증보판을 낼 계획도 있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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