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장병 40% ‘관심사병’…97% 육군
자살 장병 40% ‘관심사병’…97% 육군
  • 승인 2014.08.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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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의원, 최근 2년 분석
“관리시스템 전면 재검토 필요”
지난 2007년 육군에 입대한 최모씨는 직속 상병에게 지속적으로 욕설과 질책을 들었다. 말이 많고 깔끔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최씨는 이후 음식을 먹기만 하면 토하는 증세를 보였고, 입대 전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A급 관심병사로 지정됐다.

그런데도 소속부대 소령은 최씨를 포함한 병사들을 모아놓고 “우울증 앓는 병사가 있다고 하는데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이 정도 난관을 헤쳐나가지 못하면 사회에 나가서도 필요없는 사람이 된다”고 거칠게 말했다. 결국 최씨는 이 말을 들은 지 2주 만인 2008년 6월 부대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최씨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울고법은 “최씨가 A급 관심병사로 선정됐지만 이에 따른 실질적 보호나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국가가 유족에게 1억2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8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의원실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과 2013년 두해 동안 자살한 사병 83명 가운데 관심사병은 40%인 33명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2년 자살한 사병 38명 가운데 15명이, 지난해 자살한 사병 45명 중 18명이 각각 관심사병으로 지정된 병사들이었다.

계급별로는 관심사병 자살자 33명 중 일병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병이 14명, 상병이 4명이었다.

이들 중 1명(공군)을 제외한 나머지 32명(97%)은 육군 소속이었다.

지난 6월 GOP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육군 22사단에서는 2012년에 관심사병 자살사건이 2건, 2013년에는 1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휴가 중 동반자살한 육군 28사단 소속 상병 2명과 12일 자살한 육군 3군사령부 소속 윤모 일병도 모두 부대 내 관심사병이었다.

이처럼 관심사병의 자살이 빈번한데도 국방부는 2012년에서야 관심사병 중 자살자 현황을 집계하는 등 관리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 의원은 “국방부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자살 사유를 파악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현재의 관심사병 관리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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