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미술관 모든것이 불투명”
“이우환 미술관 모든것이 불투명”
  • 김지홍
  • 승인 2014.08.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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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세금 투입되지만 건립 과정·세부 내용 비공개

대구 시민-문예단체 대책위, 내달부터 시청 앞 농성

市 “세계적 명소 될 것…소통의 자리 마련해 보겠다”
대구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 건립 계획을 두고 대구 문화예술인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00억원에 가까운 세금으로 지어지지만 이우환의 작품이 몇 점이나 전시되는지 등 미술관 건립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과 세부적인 내용을 대구시가 전혀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유명 미술가’라는 이유 하나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만남미술관’은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에 사업비 297억원을 들여 만들어진다. 부지 면적 2만5천868㎡에 건축 연면적이 6천800㎡(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건물은 유명 건축가 안도 타다오(일본)가 다음 달 설계를 완료하고 12월께 착공할 계획이다. 완공 예정일은 2016년 6월이다.

미술관의 지하 1층에는 15개의 전시실과 수장고, 야외 조각뜰이 들어선다. 지상 1층에는 강의실과 사무실이, 지상 2층에는 카페테리아가 들어선다. ‘만남’을 주제로 이우환 작가의 세계적인 작가 8~9명을 초청해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전시실 중에 2개실은 기획전시장으로 일정 기간 동안 전시한 다음 새로운 내용의 전시로 꾸민다.

남은 전시실은 상설전시로 기본적인 큰 변화는 없이 이우환과 유럽·미주·아시아를 대표하는 현존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운다. 서상우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모아 두는 저장고가 아니라, 작품과 함께 숨 쉬며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훌륭한 ‘내일의 미술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만남의 미술관에 이우환의 작품이 몇 점이나 전시되는지, 기증을 받아야 하는지 나중에 추가로 돈을 주고 작품을 구매해야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우환의 친구들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말하는지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추진 과정도 불투명하다. 곧 미술관이 착공에 들어가지만, 구체적으로 미술관을 어떤 콘텐츠로 채울 것인지 등에 대해 이우환과 어떤 협의를 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단지 대구시는 “2010년 당시 세계적으로 모두가 찾아올 수 있는 ‘좋은’ 미술관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우환 작가를 소개받았다. 이우환 작가와 만나 세계적인 미술관에 대한 구상을 시작했다. 지역의 미술계에 큰 활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만 밝히고 있다. 대구시는 이우환 작가가 내달 12일께 대구시청에서 발표할 계획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 계획 맞춰 미술관을 만들고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21일 대구민예총과 인디053 등 지역 문화예술단체 등은 ‘대구시민-문화예술단체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으로 미술관 건립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명확한 사업 계획의 부재 △구걸하다시피 한 진행 과정 △시민 동의 없이 갑작스럽게 추진된 배경 등 3가지 문제점을 꼽으며 미술관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우환은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일 뿐, 대구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대책위는 내달 1일부터 대구시청 맞은편 주차장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간다.

대책위는 “대구시에서 미술가 이우환의 미술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모든 과정은 비공개와 독단적 행정으로 진행됐다”며 “대구시에서 통사정해서 미술관을 유치하는 듯한 모양새가 시민과 예술가의 자존심을 구겨 휴지통에 버린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이현순 대구민예총 이사장은 “사업추진과정의 모든 공식·비공식 자료 공개와 공개토론회, 공개사과, 건립계획 원점재검토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미술관에 대해 시민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자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리를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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