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숙·여지·이지양 참여
日 조총련계 학생들 모습 성형중독에 빠진 여성 포착
그들을 보는 편견 걷어내고 이해와 존중의 메시지 전달
여기서 타인에 대한 존중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나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을 의미한다. 이 다른 사람은 이웃이나 친구 등의 가까운 사람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사람까지 포괄적으로 포함된다.
코오롱그룹의 문화예술 나눔공간인 스페이스K가 가을 특별전으로 ‘안녕 이방인(Hello Strangers)’전을 시작했다. 김인숙, 여지, 이지양 등 세 명의 사진작가가 우리 속에 잠재하는 선입견과 편견을 걷어내고 타인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가깝고도 먼 이방인들의 초상 사진을 전시한다.
먼저 작가 김인숙이 선택한 이방인은 일명 조선학교로 불리는 일본의 조총련계 학생들이다. 사진의 배경은 타오사카조선초중급학교. 남북한 출신을 가리지 않고 한국인 후손들이 함께 다니는 조총련계 학교다. 작가는 이들 중 특히 조총련계 학생들에게 집중한다.
그가 표현하는 방식은 일본에 거주하며 북한 공산주의 이념에 대한 주입적 강화가 지배적인 조총련계 청소년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여느 나라의 청소년과 다를 바 없는 밝고 순수한 표정의 그들을 대조적으로 대입한다.
이를 통해 남한과 북한, 일본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만남’이라는 아름다운 사건을 직시하고, 보다 확장해 국가와 이념을 뛰어넘은 개인의 삶을 통찰한다.
작가 여지는 종교처럼 신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외모 지상주의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선보인다. 성형수술을 주제로 ‘Beauty Recovery Room’ 시리즈를 다큐멘터리 사진 형식의 프로젝트로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함께 하는 그의 사진들은 성형수술 직후 회복기에 있는 여성들의 적나라한 모습들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5년 이상 성형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 20대 여성을 물색하고 직접 찾아가 마치 기록 사진 작업을 하듯이 성형의 현장을 추적한다.
성형의 전과 후 그 사이에 놓인 일종의 무의미한 ‘과정’의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여성들의 멍 들고, 흉 지고, 실밥 자국이 선연한 얼굴과 몸에 앵글을 들이대는 것. 작가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녀들의 사적인 시공간을 그대로 노출해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오늘의 세태를 비판한다.
작가 이지양은 경찰, 소방관, 약사, 제빵사, 편의점 직원 등 우리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직종의 구성원들을 평범해 보이지만 특이한 방식으로 포착한다. 직종을 상징하는 제복을 입고 거꾸로 매달린 채 불안과 고통을 억누른 사람들의 표정을 통해 중력 앞에 모든 인간은 다를 바 없음을 환기한다. 전시는 10월 23일까지. (053)766.9377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