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소엘 와 넙죽 엎드리는데
잔디를 짚는 손등에 웬, 보랏빛 알락나비 한 마리 날아와 살짝 붙는다, 금새
날아간다. 어,
어머니?
……
다만 저 한 잎 우화, 저리 사뿐 펴내느라 그렇듯
한평생 나부대며 고단하셨나.
절을 다 마치고 한참동안 앉아 기웃기웃 둘러보는데… 산을 내려오는데…
참, 가벼워서 무겁다. 등에,
나비 자국이 싹 트며 아픈 것 같다.
▷▶문인수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 심상 등단. 시집으로 ‘쉬!’, 배꼽 등 다수
<해설> 참 힘든 시절 살다가 가신 어머니들은 나비처럼 가벼운 몸으로 어찌 그리 강인하셨을까? 당신 몸 가벼워지는 줄도 모르고 자식에게 주고주고 등골까지 다 휠 정도로 퍼 주면서도 환한 웃음 잃지 않으셨으니… 오늘 넙죽 절한 당신의 아들이 보고 싶으셨나 봅니다. 한 마리의 나비를 마중 내 보낸 것을 보면…. 돌아가는 길, 무거운 마음으로 가벼워진 당신을 생각하니 나비 한 마리 등에 없고 가는 것 같아, 살아생전의 추억이 더 아프게 싹트는 것 같습니다. 김인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