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싸게 ‘책 사재기’ 극성
조금이라도 싸게 ‘책 사재기’ 극성
  • 김정석
  • 승인 2014.11.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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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가격 인상

도서정가제 시행 앞두고

온·오프라인 서점 ‘후끈’
# 직장인 이승엽(29)씨는 최근 인터넷 서점을 통해 베스트셀러 20권을 한꺼번에 주문했다. 평소 독서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21일 도서정가제가 전면 시행되면 최대 80%까지 할인되던 책들을 비싸게 살 수밖에 없어 아쉬운 마음에 대량 주문을 한 것이다. 이날 이씨는 정가대로라면 30만원이 넘게 될 책들을 약 10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도서를 정가에 판매토록 하는 제도인 ‘도서정가제’가 21일 시행을 앞두면서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책 사재기’에 열을 올리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도서정가제는 출판물 정가를 도서에 표시하고 최종 소비자가 책에 표시된 정가에 맞춰 도서를 구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국내에선 지난 2003년부터 도입, 시행돼 왔지만 출간 후 1년 6개월이 지난 구간(舊刊)과 학습참고서 등은 예외로 한 데다 정가의 19%까지 할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등 예외를 둬온 탓에 제도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1일부터 이 같은 도서정가제 대상을 모든 도서로 확대 실시하는 한편 기존 허용 할인폭도 직접할인 10%, 간접할인 5%를 합쳐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보다 강화된 형태의 도서정가제를 전면 시행키로 했다. 지나친 도서의 가격 경쟁을 막고, 지역의 중소 서점을 보호함으로써 도서의 다양성 확보와 양질의 콘텐츠 경쟁문화를 조성하려는 취지다.

도서정가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은 책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지금 최대한 많은 책을 구입해놓기 위해 온·오프라인 서점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서점보다 할인폭이 큰 온라인 서점에는 최근 주문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온라인 서점들은 최근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며 ‘막판 할인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온라인 서점 예스24 대구물류센터 관계자는 “약 2주 전부터 평소 물량보다 2배 이상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고 인기 단행본은 3~4배까지 주문 물량이 급증했다”며 “예스24 측에서도 출판사에 주문하는 물량을 2배가량 늘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이 지역 중소 서점으로 이동하기보다 대형 중고서점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형 서점과 중소 서점간 가격 경쟁이 사라지더라도 ‘알라딘 중고서점’처럼 도서정가제 적용을 받지 않는 대형 중고서점이 사실상 기존 서점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학생 김영주(여·24)씨는 “서너권에 5만원을 훌쩍 넘기는 책 가격 때문에 온라인 서점의 할인도서를 주로 구입했는데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먼저 도서관이나 중고서점부터 찾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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