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 태어났다
한 때 울울창창한 숲인 적 있다
우여곡절 없는 삶 있으랴만
싱싱한 몸 문득 잘리어
속속들이 벗기어 패이어
허공에 사육하며
木魚라 한다
생전 만난 적 있었던가
내장으로 들어왔던 바람 캄캄히 쉬어가는 밤은
망망대해 헤엄쳐
너에게 간다
나는
▷▶김기연.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수료. 1993 ‘한국시’ 작품상 등단. 시집 ‘노을은 그리움으로 핀다’, ‘소리에 젖다’. 공동시집 ‘대구여성시 20인선집’ 외. 현재 용학도서관 시창작 강의
<해설> 목어는 깊은 산 사찰에 산다. 목어는 우리에게 깨달음을 준다. 목어는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으니 우리의 스승이다.
아마도 작가는 깨달음의 밤인가보다. 안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