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의 발전과 축구 활성화 대책은?
체육계의 발전과 축구 활성화 대책은?
  • 승인 2015.03.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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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객원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체육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 기본정책으로 육성된다. 강대한 나라일수록 체육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들 나라들은 세계인의 체육축전인 올림픽에서 종합전적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인다. 어떤 경기를 막론하고 개최지의 이점(利點)은 있기 마련이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전통적인 체육 강국 미국이 1위를 탈환했다. 초대강국이 되지 못한 나라들도 개최국이 되면 종합 성적이 엄청나게 오른다. 2002년 서울 월드컵 경기에서는 한국이 4강에 올랐다.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붉은 악마가 등장한 전 국민적 응원의 힘이 그만큼 컸다. 대회 개최국이라고 해서 특별한 프리미엄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올림픽의 경우 IOC위원에 들어갈 자격이 생기고, 경기종목을 정할 때 개최국에서 강력히 추천하는 종목을 끼어 넣을 수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태권도가 한국 체육계에서 효자노릇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88서울 올림픽에서 한국은 세계를 놀라게 할 강한 면모를 과시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체육계는 현재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대국이 되었으면 그에 걸맞은 체육 발전이 이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순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엘리트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육성하는 한국 체대의 총장이 22개월이나 공석으로 있다가 겨우 임명된 사람이 전직 국회의원이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이 체육의 산실(産室)을 운영할 자격이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체육계를 총괄하여 이끌어가고 있는 대한체육회장도 체육인 전체의 뜻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아예 버려두고 대의원 총회투표로 뽑아왔다. 대한체육회는 5000만 국민의 체육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막강한 위치에 있다. 그 수장(首長)이 되는 사람은 꼭 체육인 출신이 아니더라도 종합적인 판단능력과 경영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 체육회장이 된 사람은 대부분 정치인 출신으로 정부에서 지명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자리 하나가 돌아갔을 뿐 체육계의 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노력을 보이지 못했다. 형식과 의례에 치우친 자리 지키기가 고작이었다. 그러다보니 고질적인 패거리가 형성되고 주류와 비주류가 뒤섞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엎치락 뒷치락만 거듭해 왔다.

대한체육회장을 선출할 권한을 가진 대의원은 59명이다. 56개 가맹단체의 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2명, 그리고 선수대표 1명이 고작이다. 이는 정권의 뜻대로 회장을 뽑을 수 있는 구조다. 그들만이 꼭두각시가 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체육회장을 뽑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누누이 지적되었다. 체육회에서는 마지못해 체육발전위원회를 소집하여 선거방식 개선안을 논의했다. 대체적으로 300명 정도의 선거인단을 구성하여 35개 올림픽종목, 21개 비 올림픽종목, 17개 시도체육회, 체육협력단체, 선수협의회, 지도자협의회, 심판협의회 등에서 선거인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올림픽종목과 비 올림픽종목은 선거인단 숫자를 차별화한다는 시안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게 아닐까. 올림픽위원회라면 몰라도 똑같은 대한체육회 소속 단체인데 종목에 따라 차별화한다는 것은 뭔가 찜찜하다.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도 대한체육회를 꼭 닮았다. 산하 시도지부장과 연맹단체를 합쳐 겨우 24명의 대의원에 의해서 엄청난 예산을 주무르는 축구협회 회장이 선출된다. 축구계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과 항의가 점증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대책도 없다. 축구인들은 새로운 노동조합을 구성하는 등 조직적인 축구발전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초·중·고를 통하여 선수생활을 했던 나이어린 학생들이 군복무를 마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체육부대 상무나 경찰대에 들어가는 길이다.

상무나 경찰대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지원자들로 넘쳐난다. 그들 중에서 단지 0.5%만이 수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는 운동을 포기한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나는 일찍이 육·해·공·해병대의 체육부대를 부활시켜야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두환정권에서 체육부대를 통합시킨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군에서는 온갖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총기사고를 비롯하여 폭행, 따돌림, 린치, 성희롱, 성폭행 등을 예방하려면 분출하는 젊은 기운을 스포츠로 풀어줘 군인들의 정서를 함양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아마추어와 엘리트를 구분하지 않고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기회는 각군 체육부대의 신설과 3군 사관학교 대항 체육대회의 부활 등이 시급히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

소외된 선수나 침체한 체육인들의 긍지를 살리는 것은 국민통합에도 큰 몫이 될 것이다.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국군 체육부대의 전반적인 확대를 거듭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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