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의 비극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
천안함의 비극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
  • 승인 2015.03.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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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대구지방보훈
청장
“조국 지키다 떠난 아들아, 많이 보고 싶고 안고 싶구나!”

최근 천안함 5주기를 앞두고 고 심영빈, 장신선 중사의 흉상 제막식이 두 용사의 모교인 강원 동해시 광희고등학교에서 열렸다는 기사를 봤다. 두 용사의 부모님들이 흉상 앞에서 오열하는 사진을 보며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5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 작전임무 수행 중이던 천안함은 북한의 어뢰에 의해 두 동강이 난 채 침몰했다. 이 피격사건으로 천안함 승조원 104명 중 46명은 서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유명을 달리 해야 했고,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바다에 뛰어든 한주호 준위 또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온 국민들은 46용사와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죽음에 깊이 애도하며, 그들의 희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유감스러운 것은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면서 나타난 국론분열과 갈등상황이었다. 우리 정부는 사건 이후의 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 영국 등 4개국 24명을 포함한 총 73명의 국·내외 전문가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한 뒤, 면밀한 조사를 거쳐 마침내 5월 20일 천안함은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이라고 공식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 이후에도 천안함 사건 조작설 등 여러 억측은 계속 되었고, 이에 따라 국민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어느덧 5년의 시간이 흘렸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비극이지만 한편으로는 귀중한 교훈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는 한 순간의 방심으로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은 겉으로는 화해와 평화를 외치고 있지만 최근에도 연례적인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으며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를 펼쳤다. 또 얼마 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비유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북한은 말로는 민족공조, 동족, 우리끼리 운운 하면서 속으로는 전혀 다르게 행동해 왔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즐겁고 평화로운 일상을 계속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굳건한 호국안보의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안보 실상에 대해 무관심하고, 안보에 관한 논의는 다른 경제 논리에 밀리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제2의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같은 무력 도발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국가안보를 국민 생존과 국가 존속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최상위 가치로 분명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의지와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천안함의 비극을 교훈으로 바꾸는 길이다.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 중국 병서에 나오는 말로 “세상이 아무리 평안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위기가 반드시 온다”는 뜻이다. 안보태세를 확립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전쟁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천안함 피격 5주기를 맞아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희생된 46용사와, 동료와 후배들을 구하려다 유명을 달리한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자. 그리고 그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온 국민이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모아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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