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남산기독교복지관 변창식 관장
<와이드인터뷰> 남산기독교복지관 변창식 관장
  • 최태욱
  • 승인 2009.08.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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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장애부터 극복해야"
등반대회로 장애인들 "할수 있다" 자신감 얻게 해
“마음의 장애부터 극복해야 됩니다. 신체의 장애가 없어지더라도 마음이 그렇지 못하면 평생 장애인과 다를 바 없죠.”

10년이 넘도록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을 이끌고 있는 변창식(60) 관장은 장애인과 저소득층 아이, 홀몸노인들에게 아버지와 할아버지, 아들 같은 존재다.

이곳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과 저소득층 주민은 연인원 13만명, 지난해 이곳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도 연인원으로 따지면 5만명이 넘는다.

대구남산복지재단 전체의 복지사업을 제외하고 순수 남산복지관의 프로그램만 해도 가족복지사업, 지역사회 보호사업, 교육문화사업 특화 및 자활사업 등 그 규모가 대단하다.

변 관장은 “다른 복지관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장애인을 위한 특화 사업이 많은 것이 남산복지관의 특징이자 자랑”이라고 설명했다.

직원 10여명과 이런 복지관을 톱니바퀴 돌아가듯 매끄럽게 운영하고 있는 변 관장은 지체장애 1급 장애를 가진 목사다.

돌이 되기 전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변 관장의 학창 시절을 들어보면 좌절이나 포기란 단어는 없다.

학창 시절 누구 보다 열심히 노력하면서 장애를 딛고 좋은 결과를 얻어냈고 그의 밝은 성격에 친구들이 많았다.

“중고등 학교 시절 5년간 같은 반이었던 친구를 비롯해 많은 친구들이 매일 등하교를 도왔고 대학시절에는 바로 학교 앞에 살고 있는 친구가 일부러 집까지 찾아와 나를 데리고 학교에 갔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대학시절 캠핑을 갈 때도 변 관장의 친구들은 그를 업고 산을 올랐다. 그는 유별난(?) 친구들의 우정 덕분에 경험했던 것을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7년 전 변 관장은 복지관 직원들과 팔공산에 올랐다. 20명 중 변 관장과 심영숙 과장 이들 2명이 장애인이었다. 복지관 직원들은 변 관장과 심 과장을 업고 산에 올랐다. 힘겹게 산에 오르면서 심 과장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복지관 직원들의 배려와 사랑은 더욱 커졌다.

이 계기로 변 관장은 장애인 1명과 자원봉사자 10여명이 하나가 돼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장애극복등반대회를 만들었다.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장애인들이 봉사자들의 등에 업혀 일반인도 어렵다는 해발 1천915m의 천왕봉에 오르는 것은 기적과도 같다.

“처음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직원들에게 문의했더니 오지 말라고 말리더군요. 등반대회를 통해 장애인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고 봉사자들은 가슴 벅찬 감동으로 봉사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는 “예전에 비하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법과 제도가 변한 것에 비하면 일반인들의 편견이나 차별은 그렇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변 관장은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던 저소득층 아이들이 복지관을 통해 변화하고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는 모습, 장애를 딛고 떳떳한 사회구성원으로 일하는 장애인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복지관은 정부의 복지서비스를 최일선에서 제공하는 곳 입니다. 지역의 복지를 책임지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장애인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저의 장애는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좌절에 빠져 있는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지 물었다.

“부정적인 생각은 스스로에게 짐이 됩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그 짐을 떨치고 세상으로 나와 부딪쳐야죠. 마음의 장애가 있으면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야 되지만 제한된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복지관 곳곳을 돌며 마주치는 아이들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변 관장의 장애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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