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아이의 춘곤증…알고보니 수면장애
계속되는 아이의 춘곤증…알고보니 수면장애
  • 남승렬
  • 승인 2015.04.0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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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졸음 원인 찾아야
밤낮 바뀐 어린 올빼미족
광치료로 생체시계 맞춰야
이야기 나누다가도 ‘스르륵’
중추성 질환 기면병 의심
약물 치료·수면 습관 고쳐야
문혜진교수 (2)
문혜진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가 자녀의 만성수면부족 증상을 호소하는 한 학부모와 상담을 벌이고 있다. 동산병원 제공
새학기가 시작됐다. 학창시절 새로운 교실,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선생님 앞에서 제법 긴장도 될 법한데 수업이 시작만 되면 이내 스르르 잠이 오는 경험을 한 두 번은 해보았을 것이다.

따듯한 봄날 점심을 먹고 난 후라면 춘곤증을 의심해 볼 수 있겠지만, 한 두 번이 아니고 매 시간마다 그렇다면 어떨까? 자녀가 혹시 수업시간에 조느라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까, 아이에게 뭔가 건강상의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부모라면 당연히 걱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수업에 좀 더 집중하라고 꾸중하기만 해서는 해결될 일이 아닐 수 있다.


◇만성수면부족(chronic sleep insufficiency)

몇년 전 대구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총 수면시간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0세 어린이의 경우 총 수면시간은 스위스 9.9시간, 미국 9.44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9.2시간, 홍콩 8.7시간 등이었으나 한국은 8.52시간으로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짧았다.

이는 맞벌이, 아동에 대한 관리 부족, 학원 등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자들은 하루 평균 1.5개의 학원 또는 개인과외 수업을 받고 있었다. 만성수면부족은 당연히 주간 과다졸음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집중력 저하, 학습능력 저하, 피로감 및 비만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시 아이가 버거워하는데도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시키느라 너무 늦게 재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다. 만일 아이가 심하게 주간 과다졸음을 호소하고 이 때문에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과외나 학원수업에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과감하게 한 개 정도의 학원 수업을 빼고 그 시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delayed sleep phase syndrome)

“학원 수업 때문에 못 자는 것이 아니에요.” 부모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이런 케이스들이 종종 있다. 과감히 마지막 학원수업이나 개인과외를 빼고 일찍 잠자리에 들게 했지만 아이의 실제 수면시간은 좀처럼 늘어나지를 않는다.

방에 문을 닫고 들어가는 있지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컴퓨터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늦게 잠이 드는 것이다. 억지로 불을 끄고 누워있게 해보지만 “잠이 오지 않아요.”하며 뒤척거리기만 한다. 늦게 잠이 드니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무척 어려워 지각하기 일쑤이고, 밤잠이 부족하니 낮에는 당연히 졸기만 한다.

이같은 경우는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즉 자녀의 생체리듬이 늦게 자고 늦게 깨는 것에 익숙한 올빼미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시간표는 올빼미형 아이가 늦게 일어나 제 컨디션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광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광치료는 일주기 중 특정 시간대에 밝은 빛을 쏘여 생체시계의 주기를 앞당기거나 늘릴 수 있는 치료방법이다.

◇기면병 (narcolepsy)

기면병은 낮시간의 과도한 졸림을 일으키는 중추성 질환으로 뇌의 시상하부라에서 정상적인 각성을 유지시켜주는 물질인 히포크레틴(hypocretin)의 분비가 결여돼 생기는 질환이다. 밤에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잠이 너무 쏟아지는 경우에 이를 의심해야 한다.

충분한 시간 잠을 잤는데도 수업을 들을 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갑자기 잠이 들어버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렵다. 일부의 경우에는 재미있는 농담을 하며 웃거나 슬픈 감정이 들었을 때 긴장이 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넘어지는 탈력발작(cataplexy)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자주 가위에 눌린다던지 잠에 들 때와 잠에서 깰 때 환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밤시간에 충분히 자는데도 낮에 과도하게 많이 조는 아이의 경우에는 기면병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이며 기면병 환자를 위한 수면위생 및 생활습관 교정 치료도 도움이 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obstructive sleep apnea)

아주 어린 연령대 소아의 수면무호흡증은 주간졸음을 거의 동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청소년기에는 성인과 유사하게 과도한 주간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또래에 비해 덩치가 크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밤 동안 코골이가 심하고 간혹 숨이 턱 막히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심하고 수면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어린 연령대의 경우에는 비만이 없더라도 편도선과 아데노이드 조직이 비대해져 수면무호흡이 있는 경우도 있어 비만이 없지만 코골이가 심한 소아의 경우에도 검사가 필요하다.

비만 관리, 지속적 기도 양압술 (CPAP·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구강 내 기구 및 이비인후과적 수술 등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문혜진 교수는 “과도한 주간 졸음을 호소하는 아이들을 다그치지만 말고, 수면센터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보고 교정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도움말 = 문혜진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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