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스스로 체력을 기르게 하는 교육
<대구논단>스스로 체력을 기르게 하는 교육
  • 승인 2009.08.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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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교육학박사 · 아동문학가)

`재산을 잃는 것은 잃지 않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재산과 명예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건강임을 강조한 말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이 건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지나치게 흡연하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는 물론 제대로 자지 않고 컴퓨터에 매달려 있거나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대충 때우는 경우가 그렇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더욱 교육하고 지키게 해야 한다. 경험론의 시조로 알려진 영국의 철학자 죤 로크(1632-1704)는 `인간오성론’(人間悟性論, 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이라는 저서와 `교육에 관한 몇 가지 단상’이란 글에서 학생들을 가르침에 앞서 투자해야 할 것으로 첫째 체력, 둘째 위기관리 능력, 셋째 창의력, 넷째 대담성 즉 용기라고 하였다.

이 네 가지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비로소 교육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이 말은 우리 한국 교육도 새겨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덕체(智德體)라고 하지만 영국에서는 체덕지(體德智)라고 말한다. 가치 우선순위가 확연히 다르다.

영국을 대표하는 학교는 이튼스쿨(Eton school)이라고 할 수 있다. 이튼은 20여 명의 수상을 배출하였던 것이다. 이튼에서는 엄동설한 추운 날씨에서도 진흙탕에서 레슬링을 하게 한다고 한다. 강인한 체력 향상을 교육의 최우선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이튼을 방문한 인사들에게 이튼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20세기 들어 이튼 아닌 다른 학교 출신들이 수상직을 맡게 되면서 미국에 1등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강인한 체력 없이는 훌륭한 지도력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튼에는 방과 후 체육 활동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되어있다. 주지 과목 중 수학, 역사, 과학, 라틴어 등 파급 효과가 높은 과목은 필수로 되어있고, 그 밖의 과목은 선택 과목으로 되어 있다. 보통 한 교실에 8~1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토론 중심으로 수업을 한다.

이튼에서는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말라, 비굴하지 말라, 약자를 깔보지 말라,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라, 잘난 체 하지 말라, 다만 공적인 일에는 용기 있게 대처하라’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즉 체육 활동을 바탕으로 하되 전인적인 인간 성숙을 중시하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학생들로 하여금 강인한 체력을 기르게 하되 도덕적으로 성숙한 인간 교육이 필요하다. 강인한 체력은 무작정 팔과 다리를 흔든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굳건한 정신력과 도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굳건한 정신력과 도덕성 뒷받침 없는 강한 체력은 위태하다. 이는 마치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소루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하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는 `논어(論語)’의 가르침과 맥이 통하는 것이다. 결국 지덕체의 조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럼 우리는 우리의 학생들에게 체력을 어떻게 기르게 할 것인가?

그 첫째는 체력 발전을 방해하는 각종 유해 환경을 바로잡는 일이다. 지나친 입시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일, 지나친 컴퓨터 오락, 불규칙적인 식사 등 다양한 사회적인 환경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우리 둘레에는 산재해 있는 유해 환경을 바로잡는 일이 무엇보다도 선결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건강 증진 활동에 노력하게 해야 한다. 무릇 모든 교육 활동은 스스로의 행동 변화에 있음을 알게 하고 이를 실천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실천 없는 지식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교육은 타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활동이 아니라, 의지를 길러주어 주체적으로 그 의지를 구현하게 하는 일이다.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체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동기화하고 실천하게 하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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