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픽업으로 美 시장 승부수
현대차, 픽업으로 美 시장 승부수
  • 손선우
  • 승인 2015.06.0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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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 활기 힘입어 작년 수요 6.6% 증가
새로운 콘셉트카 ‘산타크루즈’ 출시·양산 검토
현대차-싼타크루즈
세계 각국의 인기 차종은 다르다. 땅 덩어리와 기후, 역사와 문화, 국민의 생활 환경에 따라 선호 차종에 차이가 생긴다. 일본은 경차와 박스카, 유럽은 왜건·해치백, 미국은 픽업 트럭(이하 픽업)과 대형 SUV, 한국은 세단과 소형 SUV가 인기다. 사진은 픽업트럭 콘셉트카 싼타크루즈.

픽업트럭 콘셉트카 ‘싼타크루즈’의 양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픽업트럭은 현대자동차가 미국시장 선점을 위한 꺼내 든 승부수다.

미국 자동차정보 사이트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현대차는 투싼을 기반으로 한 소형 픽업 트럭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픽업 양산이 유력한 배경에는 미국이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 회복세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동차 시장이 활기를 찾으며 픽업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신차만 1천653만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이 가운데 픽업은 232만대가 팔려 6.6% 오름세다. 전체 판매 가운데 픽업 제품의 점유율은 14.0%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75만3천851대의 포드 F시리즈다.

미국은 픽업의 천국으로 통한다. 웬만한 중산층 가정에서 픽업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차도 픽업이다.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현대자동차·폴크스바겐 같은 세계 주요 브랜드가 새롭게 이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픽업은 알토란 같은 수익을 남겨주는 황금 모델이기 때문이다

픽업의 기준은 중량이 1만 파운드(약 4천535㎏) 이하로 구분한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는 물론이고 일본 브랜드도 가세한다. 미국 브랜드로는 GMC 캐년·시에라, 포드 F-150·슈퍼 듀티, 쉐보레 콜로라도·실버라도, 닷지 램 등이 팔린다. 세부 모델로 구분하면 실제 종류는 30개가 넘는다. 도요타는 타코마·툰드라, 닛산은 프런티어·타이탄, 혼다 리지라인이라는 이름의 픽업을 시판한다.

미국에서 픽업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실용성이다. 미국인의 생활 속에서 짐을 실을 일이 많다. 배달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미국에서는 가구나 전자제품을 사도 무료로 배달해주지 않는다.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든가 직접 날라야 한다. 인건비가 비싸 배달료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픽업 차량이 인기를 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픽업 콘셉트카 ‘싼타크루즈’를 출시하면서 픽업 시장 진출을 암시했다. 또 지난 4월 23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콘퍼런스 콜로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현대차는 올 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선보인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의 양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픽업 부재도 출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내 판매 상위권에 오른 완성차 회사 가운데 픽업이 없는 회사는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하지만 픽업 양산에는 신중함도 뒤따른다. 미국 내 트럭 시장은 승용차와 달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높아서다. 포드, GM,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빅3가 90% 가까운 점유율 확보한 게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의 시장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픽업은 한국에서 매우 낯설다. 국산차 80여개 모델 가운데 픽업은 딱 한 차종만 명맥을 유지한다. 해치백·왜건·픽업은 한국의 3대 비인기 차종으로 꼽힌다. 해치백은 수입차인 폴크스바겐 골프가 그나마 좀 팔릴 뿐, 국산 해치백은 수입차보다 판매가 뒤질 정도로 인기가 없다. 왜건은 전형적인 비(非)인기차다. 수입차를 포함해도 겨우 서너 개뿐이고 판매량 역시 미미하다. 현재 국산 왜건은 현대차 i40가 유일하다. 픽업은 수입차 모델에 아예 빠져있다. 2000년대 초 수입차 브랜드에서 미국 픽업인 닷지 다코타와 포드 익스플로러 스포츠를 시판한 경우가 있었지만, 잠시 팔리다가 자취를 감췄다. 국산 픽업은 쌍용 코란도 스포츠가 무쏘 스포츠를 이어 명맥을 유지한다. 코란도 스포츠는 국내에서 화물차로 분류돼 혜택이 많다. 세금이 저렴하고 적재공간 활용도가 높아 꾸준히 팔린다. 지난해 판매량은 2만8292대로 국산 SUV 중에서 5위를 기록했다.

손선우기자 sunwo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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