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신부, 8년만에 면사포
중국인 신부, 8년만에 면사포
  • 김지홍
  • 승인 2015.06.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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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대회의실서 3쌍 결혼식

신혼여행·전기제품 등 지원도
“아내에게 꼭 면사포를 씌워주고 싶었는데,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이런 날이 생각보다 빨리 와서 정말 기쁩니다.”

대구 남구에서 다문화 가정을 꾸리고 있는 이모(34)씨가 최근 남구청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이씨는 지난 2007년 중국인 리모(36)씨와 결혼 서약을 맺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 이들 사이에는 조만간 학교를 보낼 아들(7)도 있다. 아내는 지난 2013년부터 시부모와 함께하는 한국 생활에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오히려 ‘빨리 취업해 살림에 보탬이 되겠다’며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이씨는 이런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 뿐이다. 이씨는 “아내가 결혼식에 대한 아쉬움이 컸어요. 그동안 사는 게 힘들어 결혼식은 먼 미래의 꿈이었는데…너무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씨 부부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구남구지구협의회와 대구 남구청의 도움으로 드디어 3일 오전 11시 남구청 4층 대회의실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이씨 부부처럼 길게는 8년, 짧게는 2년 이상 결혼식을 치르지 못하고 생활해온 다문화 가정 2쌍도 함께 한다.

이날 세 쌍의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은 신랑·신부복부터 신혼여행, 전기제품, 생활용품 등까지 민·관이 십시일반 모아 지원하면서 의미를 더한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남구지구협의회는 신부의 드레스와 한복, 신랑의 턱시도를 마련했고 남구 팔레스호텔과 프린스호텔은 결혼식 첫날 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구남구협의회는 제주도 신혼여행(80만원씩 총 240만원), 한국자유총연맹 대구남구지부는 축하금(50만원씩 총 150만원)을 지원한다.

또 남구주민자치위원연합회 등 4개 단체에서 밥솥과 선풍기, 여름이불, 식기건조기, 고급 믹서기, 주방조리기구, 예금통장 등 전기제품과 생활용품을 전달한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예상보다 많은 단체에서 큰 도움을 줘 세 쌍의 부부가 앞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큰 용기와 희망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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