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후 55초, 다시 9분이 큰 고비라는 말이 있었고 그 모든 어려운 단계를 다 넘겼음에도 또 다른 함정이 있었던 것이다. 무려 30만개의 부품이 모여 탄생한 나로호이고 보니 실패의 가능성은 엄청나다.
그래서 위성발사체를 처음 발사할 경우의 성공률은 고작 27%에 불과하고 여러 차례 발사한 경우에도 30%선에 불과한 것이다. 그만큼 우주시대로 진입하는 길은 멀고 험난하다. 국력의 뒷받침이 없으면 엄두도 낼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이번 일로 우리 기술진들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위로하고 격려할 일이다.
그럼에도 25일 나로호의 부분 실패로 인해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기로에 놓인 느낌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가 자력으로 개발한 우주발사체로 자국에서 발사하는 우주강국의 대열에 들어서느냐의 여부가 정부의 의지와 국민의 열망이 없으면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종전부터 나로호를 놓고 `5000억 원짜리 우주 쇼’라며 빈정대는 측이 있었다. 1차 발사에 성공했고 우주진입에 성공했으나 다만 정상궤도 진입에 성공하지 못한 지금 그런 부정적 시각을 가진 측에게 날개를 달아 준 셈이다. 하지만 단 번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2002년에 우주산업을 본격 추진했고 겨우 7년에 발사하는 대업을 이룬 것을 직시해야 한다. 수 십 년에 걸쳐 간신히 이룬 우주발사체제작과 발사를 압축성공한 그 성과 또한 다른 기적의 실현인 것이다.
따라서 25일의 정상궤도 진입 실패는 우주산업시대의 대장정을 시작하기 위한 워밍업정도로 봐 줄 수도 있는 일이다. 더구나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축적할 수 있음을 감안한다면 내년 5월의 재도전을 기다리지 못하겠는가.
나로우주센터 건설비까지 포함하면 나로호 발사에 들어간 돈은 무려 8천억 원, 하지만 발사성공으로 돌아 올 당장의 경제적 효과만 해도 1조8천억∼3조원이나 된다. 소형 위성은 약 450억 달러 규모이고. 위성발사체 시장의 경우 지난해 26조5000억 원 규모였고 2020년에는 54조원에 달한다. 자동차 산업에 비교할 정도가 아닌 꿈의 시장진입을 잠시 연기한 셈이다. 내년 5월의 완벽한 성공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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