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무대책…허둥지둥 대구시, 불안 가중
불통·무대책…허둥지둥 대구시, 불안 가중
  • 남승렬
  • 승인 2015.06.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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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 A씨 접촉자 현황·동선 제대로 파악 못해
구체안 못 내놓고 확진자 목격한 시민들 신고에 의존
양성 판정 알고도 안 알려…7시간 지나서야 공식확인
메르스(남구보건소)
“혹시 나도?”…불안한 주민들 보건소 발길 16일 대구 남구지역에서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남구보건소를 찾는 지역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박현수기자 love4evermn@idaegu.co.kr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대구시와 보건당국의 초동대처 부실과 정보 통제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확진환자 발생을 전후해 대구시와 보건당국이 보여준 ‘불통’과 정보 통제는 그동안 메르스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대구시의 기존 입장을 허망하게 했다.

일각에서는 “메르스 사태 초창기 당시, 병원명 미공개 등 지나친 정보 통제와 초기 대응 부실로 한국사회를 ‘메르스 패닉’으로 빠뜨린 정부와 다른 게 무엇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그동안 탄탄한 방역망을 구축했다고 대구시 스스로 자신했고, 지역은 ‘메르스 청정지역’이었던 탓에 시민들의 충격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대구시는 16일 오전 6시 30분께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대구 첫 확진환자 A(52)씨에 대한 최종 검사 결과를 통보 받았다며 언론에 알렸으나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접촉자 현황과 15일 이전 A씨의 대구지역 내 구체적 동선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확진 판정 전날인 15일 A씨가 1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메르스 감염자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숙지했음에도 불구,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과 시민 불안감을 불식시킬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16일 오전 8시 권영진 대구시장 주재로 열린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에 따른 민관합동대책회의’도 핵심 없이 원론적인 논의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대구시가 파악해 자가격리한 접촉자는 모두 29명. 가족 4명과 주민센터직원 14명, 회식 참석자 10명, 목욕탕 종사자 1명이다. 이밖에도 현재 경기도 부천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목욕탕 종사자 1명이 더 있어 대구시는 이 접촉자의 행방을 추적한 뒤 자가격리시킬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날 현재까지 A씨와 대면한 경험이 있는 30명의 접촉자만 파악했지만 거주지 인근인 현충로역, 영대병원역, 남부경찰서, 근무지 인근인 계명대 대명캠퍼스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인원까지 합하면 자가격리 대상자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와 방역당국은 동선 파악이 급선무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안을 내놓기보다는 A씨가 격리된 15일 이전 그를 목격한 시민들의 신고에 기대는 실정이다.

확진자 발생을 전후해 대구시가 보여준 불통 역시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실제 A씨가 1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15일 오후부터 첫 양성판정자가 나왔다는 설이 지역 의료계 등에 파다했으나 대구시는 해당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언론에조차 이를 알리지 않았다.

1차 양성 판정 결과는 이날 오후 3시께 나왔는데, 대구시는 당일 오후 5시 메르스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이를 홈페이지에 반영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대구시는 언론의 문의가 쇄도하자 7시간이 지난 오후 10시께에서야 관련사실을 공식 확인해 줬다. 2차 검사 결과 발표 역시도 당초 15일 오후 11시였다가, 16일 오전 2시, 오전 8시 30분으로 잇따라 변경되다 오전 6시 30분으로 다시 변경, 발표되는 등 혼선을 줬다.

이같은 정보 통제와 관련 대구시는 정부의 매뉴얼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1차 양성 판정 환자의 경우 확진환자로 판정될 가능성이 큰데, 이같은 경우는 1차 검사 결과는 밝히지 않고 질병관리본부의 매뉴얼에 따라 최종 결과만 발표한다. 최종 결과 발표 시간이 늦어지고 변경된 것은 2회 이상의 재검사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검사를 진행한 질병관리본부의 기계적 오류 때문인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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