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참아” 주민 신고에 시골 주폭 ‘쇠고랑’
“더는 못참아” 주민 신고에 시골 주폭 ‘쇠고랑’
  • 승인 2015.08.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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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욕설·흉기난동
결국 어르신들이 나서
청주시 상당구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 사는 10여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상기된 표정으로 최근 청주 상당경찰서 형사과를 찾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경찰관을 보자마자 대뜸 ‘힘들어서 못 살겠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도움을 받으러 왔다’고 하소연했다.

평생 경찰서 문턱을 넘지 않았던 노인들이 마을 이장의 도움을 받아 경찰서로 힘든 발걸음을 한 것은 같은 마을에 사는 김모(55)씨 때문이다.

이 경찰서와 노인들에 따르면 김씨는 툭하면 술을 마시고 경운기를 몰고 다니며 노인들에게 시비를 걸고 폭행을 일삼는 ‘동네 주폭(酒暴)’이다.

김씨는 술에 취해 2012년 11월 동네 우물가에 모여 김장을 하는 마을 주민 A(66)씨에게 다짜고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별다른 이유도 없었다.

그러고 나서는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이 우물 안에 흰 가루를 뿌리며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김씨의 횡포에 못 이겨 서둘러 자리를 떠난 마을 주민들은 이 가루가 농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마을 주민들은 결국 우물을 폐쇄했다.

김씨는 작년 10월에도 술에 취해 경운기를 몰고 마을 주민 B(69)씨의 집을 찾아가 행패를 부렸다.

김씨는 ‘왜 행패를 부리느냐’는 B씨의 아들 C(48)씨를 경운기 시동을 걸 때 쓰는 쇠붙이(스타칭)로 등을 내려치기도 했다.

한 달 뒤에는 밭에서 일하는 C씨를 찾아가 욕설을 퍼붓고 흉기를 휘둘렀다. 다행히 C씨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김씨로부터 이렇게 폭행을 당하거나 협박을 받은 마을 노인들이 참다못해 경찰서를 찾은 것이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2011년 6월부터 최근까지 13명의 주민이 김씨로부터 시달림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마을 주민 40여명 가운데 30% 이상이 김씨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셈이다.

주민들이 피해 사례로 접수한 폭행·협박 건수도 22건에 이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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