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촌동 주민 반발로 경부고속철도 건설 한 달째 중단
만촌동 주민 반발로 경부고속철도 건설 한 달째 중단
  • 최태욱
  • 승인 2009.09.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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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만촌1동 철둑가 주민들이 경부고속철도 건설에 반발하며 한 달째 공사 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수성구 만촌1동 효목네거리와 동문초등학교 앞 철둑길 주민 10여명이 땡볕 아래 경부고속철도 건설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철로를 마주하고 있는 100여 가구의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오전 6시가 넘으면 이곳으로 나와 공사를 막고 있다.

한 주민은 “한 달 전부터 공사에 반발하는 주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 이날 아침에는 40여명이 공사 저지 시위에 참여했다”며 “철둑가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이 공사를 절대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자발적으로 나온 주민”이라고 말했다.

이 동네 주민들이 뿔이 난 것은 지난 5월 철도 방음벽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서다.

2~3층 높이의 방음벽이 기존의 위치에서 주택가 쪽으로 8~14m 가량 더 들어온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 대구도심구간 통과 지역에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녹지공간이 조성되는 것으로만 알
았던 주민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주민 이기철씨는 “주민공청회를 할 때는 방음벽 이전에 대한 설명이 없어 철둑가 주민 대부분이 방음벽 이전 공사가 시작되자 깜짝 놀랐다”며 “주민공청회에서는 동영상을 보여주는 등 경부고속철도 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방음벽이 이전되면 이곳 주민들은 일조권과 조망권을 심각하게 침해 받는다”며 “철도 경계선으로부터 30m 이내의 지역은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증축을 할 때도 많은 제재를 받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찮아도 소음 등에 시달리던 철둑가 주민들이 일제히 단체 행동을 시작하면서 이 구간의 공사는 한 달 가까이 제 자리 걸음이다.

답답하기는 공사를 맡고 있는 시공업체도 마찬가지.

이 구간의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SK건설 김정식 관리부장은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가 열흘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저지로 장비와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면서 피해가 적잖다”고 전했다.

이 지역 철둑가 주민들이 거세계 반발하고 있지만 철도변 정비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시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2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대구시 건설관리본부 등이 이곳을 찾아 주민설명회를 갖고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공사 계획을 변경할 수는 없다’는 것이 철도시설공단의 입장”이라며 “계속 주민들을 설득하고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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