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대구경북 경기전망
<창간특집> 대구경북 경기전망
  • 대구신문
  • 승인 2009.09.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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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호조...지역경제 U자형 성장 지속"
투자심리 회복...실물지표 '파란불'...미분양아파트 거래 활기
지역제조업체 체감경기도 상승세...유가.환율 불안, 소비위축 우려
세계 및 국내 경제 회복과 함께 대구·경북지역 경제 곳곳에서도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면서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일부 경제 지표는 위기 전보다 오히려 나은 것으로 나타나 `경기과열(오버슈팅)`에 대한 우려마저 나올 정도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을 목표치인 -1.5%로 방어하고 내년에는 4%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피치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과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빠르게 상향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의 하반기 기업경기와 소비 전망이 OECD 회원국 중 최고라는 희망적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도 `장비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될지 여부에는 여전히 `물음표’다. 대구경북연구원 임규채 동향분석팀장은 “지역 경제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작년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및 국내 경기 회복에 맞물려 지역 경제도 주력산업인 자동차 부품과 섬유 소재 산업 위주의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며 특히 수출의 호조 등으로 지역 경제는 완만한 `U’자형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물경제 곳곳에 `청신호’…기업 체감경기도 `맑음’

지역 실물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이미 일부 지표는 작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회복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와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기업들의 생산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소비자들은 닫혔던 지갑을 여는 등 실물경제 지표 곳곳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역 제조업 생산은 전자통신, 1차금속 등을 중심으로 4개월 연속 감소폭을 줄여가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33.6%까지 떨어졌던 지역 제조업 생산은 2월 -21.2%, 3월 -20.4%, 4월 -13.7%, 5월 -10.2%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업 업황BSI도 올해 들어 48까지 떨어졌다가 반전에 성공, 4월 66, 5월 65까지 치솟았다. 소비자물가지수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월 지역 소비자물가(2005년 기준 100)는 대구 112.9, 경북 113.6으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1.3%, 1.2% 상승했지만 이는 전년도 기저효과와 국제 원자재가격 강세 등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2%대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극도로 침체됐던 지역 아파트 시장도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지역의 미분양아파트는 3만4천780가구로 4월보다 782가구 감소하는 등 올해 들어 꾸준하게 줄고 있다. 거래도 활기를 띠며 4월 7천936가구에서 5월 9천106가구로 늘어나는 등 `희망’이 싹트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하락했던 비제조업의 체감경기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7월 중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86으로 전월 보다 무려 18포인트 급등, 관련 조사를 월 단위로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전국 평균(81)을 뛰어 넘은 것.

한은 대경본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실물 등 각종 경제경제 지표가 살아나고 있다. 앞으로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제지표도 `승승장구`

지역의 주요 경제 지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반기 처럼 기대 이상의 `성적표’는 받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의 선전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가 최근 지역 주요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지역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을 조사한 결과 109.3으로 전분기 82.1보다 27.2포인트 상승하며 작년 3분기 99.8이후 1년만에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

실제 지난 7월 지역 수출은 대구 3억5천700만 달러, 경북 34억5천3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했다.

수입 역시 전체 감소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자본재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지역 경기회복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이병무 대구경북지부은 “경기침체형 흑자기조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지역 수출 감소폭이 둔화되고, 수출액도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지역 수출이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중소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SBHI)도 9월 93.4로 2006년 4월(98.4)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도 지속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지역 광공업 생산도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하반기에도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자금조달사정도 점차 회복되고 긍정적이다. 지역 주택·건설 경기 역시 상반기를 기점으로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고 건설업체들의 수주액도 크게 늘고 있는 등 하반기 개선 기대감이 높다.

대경연 임규채 동향분석팀장은 “갈수록 각종 경제지표들이 개선되고 투자심리, 업황BSI 등 선행지표가 나아지고 있는 점에 비춰 하반기에도 견조한 개선추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회복 “소비·투자가 관건”…유가, 환율 `불확실성’ 존재

그렇다고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 불확실성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자칫 더블딥(Double Dip)을 불러올 수도 있다.

소비 증가는 기업 생산 증가→고용시장 활성화→가계 소득 증가→소비 증가 등의 선순환 효과를 가져와 경제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 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한 것은 상당부분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기업들은 경제위기가 곧 끝날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해 자금을 묶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선진국 경제에 더블딥이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수출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고,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은 40% 안팎이어서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 경제 역시 그렇다. 또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하락은 회복 중인 수출에 악재다. 두바이유는 이미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환율은 연내 달러당 1100원 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급증하는 가계 부채도 문제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국내 가계 부채는 7월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을 감안하면 이미 7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나친 가계 부채는 장기적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자산 버블, 가계와 금융기관 부실화, 저축률과 투자 하락, 잠재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고용 사정도 부담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0.3% 감소했고, 고용률 역시 0.9%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은 0.6%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에 힘입은 결과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

이와 함께 정부가 시중에 풀린 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출구전략’을 본격 진행 할 경우 막 살아나는 경제에 찬물을 끼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진병용 대은경제연구소장은 “결국 지역 경제는 국내 및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세계 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할 때 본격적인 회복시기는 내년들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최재용기자 gd7@idaegu.co.kr


<인터뷰>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하반기 경기회복 낙관은 금물...'첨복' 등 신성장동력에 집중을"

“현재 빠른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 경제가 지속적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하기에는 아직 많은 불안요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역경제 하반기 전망과 관련 “상반기에 집중된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민간부문의 설비투자 및 고용창출로 뚜렷하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낙관은 금물임을 분명히 했다.

이회장은 “전반기 대비 하반기 재정 규모 축소와 최근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도 나오면서 내수 경기가 상반기 수준의 회복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물가까지 상승할 경우 자칫 힘겹게 되살아나고 있는 민간 소비심리를 급격히 냉각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회장은 “수출의 경우에도 주요 수출대상국들의 경기 회복속도가 점진적인 개선 양상을 보이고 있어 희망적이기는 하지만 환율의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가 걱정되는 부분”이라며 “지역 건설업계 역시 부동산 경기가 미미하게 살아나고 있지만 그동안 적체된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건설 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회장은 또 지역경제가 안고있는 문제점과 관련, “모든 부와 인력, 자금, 정보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됨에 따라 지역의 경제기반은 취약해지고, 이로 인해 또다시 돈과 인력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악순환으로 인해 지역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점점 생존이 힘들어 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최근 대구경북의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합쳐 유치한 첨단의료복합단지, 지난해 지정 받은 지식창조형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등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며 “정부의 광역경제권 발전전략에 따라 지역을 이끌게 될 IT융복합과 그린에너지 분야가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기회속 희망을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앙정부는 지방이전 기업과 토종 기업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줘야 하고 지방정부 또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비중을 크게 둬야 한다”며 “첨단의료복합단지, 경제자유구역, 국과과학산업단지 등 미래 지역경제의 도약 기반들이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역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항공물류망 구축 즉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효율적 입지 선정과 조기건설에 우선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창재기자 kingcj123@idaegu.co.kr


<인터뷰> 진병용 대은경제연구소장

"세계경제 흐름 예의주시...지역경제 내년부터 회복"

“경기급락세가 진정되고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회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은경제연구소 진병용 소장(사진)은 “이제 금융위기 터널에서 3분의 2쯤 빠져 나온 것 같다”며 “올해 중에는 동유럽경제의 파탄 등 큰 이변이 없는 한 세계경제는 금융위기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을 포함한 국내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유가, 환율 등 대내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지나친 낙관에 대해 경계했다.

진 소장은 “결국 지역 경제는 국내 및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세계 경기 회복 속도와 국내, 지역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기 상승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경기침체 양상을 보였던 지역 경제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의 영향과 미국과 중국의 경기 호전 등에 힘입어 지난 3월부터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진국 경제가 재정적자와 고용사정의 악화, 소비회복 지연,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동유럽 경제 불안과 유가 상승, 국내 가계부채의 급증 등 또 다른 뇌관이 잠재하고 있어 지역의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라면서 “하반기에도 회복세는 이어가겠지만 기대에 못 미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예측하고 있는 `V’, `W’자형 보다는 `U’자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묻자 진 소장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지식경제자유구역, 테크노폴리스, 영남 신공항, 낙동강살리기사업 등의 인프라 조성사업의 효율적 추진과 적극적인 외국인투자 유치, 지역의 성장동력 산업인 그린에너지와 IT융복합산업의 육성, 지역 산학관연 및 지역금융을 연결하는 실질적인 네트워크의 구축을 통한 지역산업클러스터 지원 체계의 고도화 등을 꼽았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출구전략’과 관련해서는 “현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펴면 국내 경제는 더블딥(Double Dip)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뒤 “출구전략은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이 예상되는 내년이나 하반기 경기사정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필요성이 확실해질 때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최재용기자 gd7@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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