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에 쏘인 경우 핀셋보다 신용카드로 밀어서 침 제거
외상 초기에는 얼음 찜질…찢어진 곳은 거즈로 소독
◇벌에 쏘인 경우
성묘길 가장 조심해야 할 존재는 벌이다. 만만해 보이는 자그마한 벌에 쏘여 매년 수 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뉴스는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벌에 쏘였을 경우 처음에는 가볍게 보이더라도 수 시간 이내에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관찰해야 한다.
물린 부위가 조금 아프면서 벌겋게 붓고 간질간질한 정도(국소증상)지만 두통이나 발열, 어지러움, 오심, 구토, 복통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고 심한 경우는 기도폐쇄, 쇼크 등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침이 박혀 있는 경우에는 핀셋 등으로 콕 집어서 빼 내는 것 보다 신용카드 등 납작한 것으로 밀어내듯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어 감염을 최소화 해 주기 위해 깨끗이 씻어 주고 수건 등으로 싼 얼음주머니를 주기적으로 대어 주면 통증과 부종을 줄여 주고 독의 흡수도 지연시켜 줄 수가 있다.
◇팔·다리 외상
성묘나 나들이길에서 팔, 다리가 삐거나 찢어지거나, 심하면 골절을 당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많다.
손상 초기에는 얼음주머니를 대어줘 출혈, 부종, 통증 등을 감소시켜줘 병의 진행경과를 지연시켜 준다. 하지만 혈액순환을 좋게 해 준다고 뜨거운 물로 찜질할 경우 통증이 오히려 증가하고 병의 경과를 더 악화시켜 낭패를 보는 경우를 간혹 있다.
찢어진 상처에는 소독거즈나 깨끗한 천으로 드레싱을 해 주되 된장이나 기타 민간 처방으로 상처를 더 망가뜨리는 행위는 안한 것만 못하므로 절대 건드려서는 안된다. 변형된 사지는 골절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가 외에는 억지로 곧게 펴려고 해서는 안되며 나무나 우산, 베개 등 길쭉한 것을 이용해서 의심되는 부위를 함께 고정해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좋다.
◇낫이나 예초기 등에 베인 경우
예초기 안전사고는 추석 벌초와 성묘 시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아무리 예방을 강조해도 평소 익숙하지 않은 기계의 사용과 제한된 시간, 그리고 작업장소의 불편함은 사고예방에 한계로 작용한다.
상처부위에 흙 등의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흐르는 깨끗한 물로 적절히 씻어내야 한다. 출혈부위는 소독거즈나 깨끗한 수건 등으로 압박을 해주고 이를 다시 다른 헝겊 등으로 감아준다. 사지부위의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심장위치보다 위로 올려줘야 한다.
담뱃재나 된장 등을 바르는 등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그 어떠한 처치도 하지 말도록 하고 근육 및 인대손상의 가능성과 파상풍 예방접종 등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즉시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도움말=최우익 동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