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학습’ 교육현장에 적용, 교실수업 대혁신
‘프로젝트 학습’ 교육현장에 적용, 교실수업 대혁신
  • 남승현
  • 승인 2015.08.1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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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사대부초 최명자 교장
학부모들 불신 등 어려움 극복
지속 실천 결과 점차 호응 얻어
학년별 학습자료 50여권 발간
예절·안전교육 자료집도 개발
과학분야 전국 대회 잇단 수상
수영·미술 등 잠재능력 계발도
도서관 운영 활성화에도 큰 힘
대구교육 발전위해 경험 공유
와이드인터뷰-최명자사대부초교장
프로젝트학습으로 교실수업 혁신을 한 최명자 사대부초 교장.

지금은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곤충인 벼룩은 자기 몸의 수십 배를 뛸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벼룩을 만일 30cm 높이의 유리컵으로 씌워둔다면 어떻게 될까? 이쪽저쪽에 머리를 부딪치다가 며칠 후엔 28cm 정도만 뛰게 된다고 한다.

프로젝트학습은 유리컵이 없는 교육, 그래서 학생들이 자기의 능력껏 뛰어오를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작은 소망으로 시작한 교육철학의 실현으로 지금은 대구교육의 가장 핵심적인 화두가 되었다.

아이들의 꿈·끼 실현의 실천적 방법으로 프로젝트학습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이끌어가고 있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 최명자 교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교육과정 재구성의 첫 삽에서 확산으로

최명자 교장은 진정으로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수업을 늘 꿈꿔왔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고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앎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최명자 교장은 학생 주도적 학습방법 접근인 프로젝트학습에서 찾고자 했다.

그가 프로젝트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학교 경영자로서 첫발을 내딛은 남대구초등학교 초빙 교장으로 부임하면서였다.

초빙 교장으로 발령받은 그는 학생 주도적 학습방법으로 학생이 행복한 교육 실현 방법인 프로젝트 학습을 실천하기 위한 고민으로 며칠간 40도가 오르내리는 고열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고열로 인한 몸살은 부임 전날에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됐다.

프로젝트학습은 최명자 교장에게는 학교 경영철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프로젝트 학습은 먼저 학교 수준에서 교육과정을 1차로 재구성해 프로젝트 계획을 세우고 실제 수업 과정에서 학생의 관심사를 고려한 조율을 통해 학습 내용과 방법을 2차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프로젝트 학습은 2006학년도부터 2011학년도까지 대구시교육청, 대구교육대, 남대구초등학교 간의 협동 장기 연구과제이기도 했으며, 창의성교육 모델 제시의 하나로 학생의 관심사와 문제해결과정을 강조해 교육과정, 삶 그리고 배움이 하나가 되는 교실 수업 혁신의 출발점이 됐다.

장밋빛 청사진을 가지고 출발한 프로젝트 학습이 현장에 적용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프로젝트 학습이 시작된 그때만 해도 현장 교사들의 마인드가 형성되지 않았고 학생들이 과연 스스로 학습을 해나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 프로젝트 학습에 대한 학부모의 평가에 대한 불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춘다는 것은 최 교장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보다 더 큰 교육자로서의 사명에 어긋나는 일이었기에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마음을 모으고 아이들을 격려해가며 지속적인 실천의 결과로 점차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 결실로 EBS 등 언론에 남대구초의 프로젝트 수업 사례가 수차례 소개됐고 학년별 차시학습 자료 70여개 이상 개발, 일반화 자료집 50여권을 발간했다.

특히 2009 교육과정 개정에 앞서 교육부가 주최한 제1회 미래공동체 포럼에서 미래 지향의 창의 교육으로 각광을 받았으며, 2010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한 ‘나의 완소수업 UCC 공모전’에서는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학습에 참여한 교사들은 개인적으로 대구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수업연구발표대회에서 2008학년도부터 2011학년도까지 총 교원 14명 중 7명이 1등급을 받아 수업연구교사로 위촉됐고 2등급, 3등급을 받은 교사도 다수가 있다.

최명자 교장은 “그 때 교장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으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와이드인터뷰-사대부초
경북대사대부초 문화예술의 밤 행사에서 학생들과 함께 한 최명자 교장.

◇사람·기본·품격 중심, 인성교육을 실천하다

최 교장은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대전제는 절대 바뀔 수 없는 진리라고 말한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 자기 주변의 모든 것은 나 외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 이어져 살아간다는 것이다. 교육도 역시 마찬가지다.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인성교육 역시 굳이 교과에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학생들의 삶속에 녹아있는 배움, 삶 그자체가 곧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교육철학을 ‘사람·기본·품격’ 세 단어로 압축해 제시했다.

인간됨과 기초·기본교육, 사람됨의 근본 예절을 중점적으로 학교 교육에 녹여내면서 국립학교의 품격을 담아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인성교육에 초점을 둔 수업중에는 ‘기아프로젝트, 알뜰살림프로젝트 등’이 있다.

조사, 탐구, 토의토론 중심의 수업 강화, 모둠별 보고서 작성을 통해 직접 체험하는 인성교육을 실천했고, 이를 위해 남대구초에서 ‘배움이 공책’을, 사대부초에서 ‘경사초(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의 줄임말) 으뜸이 공책’ 등의 자료집을 개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적용하고 있다.

자료집에는 애국 및 애교 교육, 예절교육, 안전 교육, 독서교육 등의 내용을 포함해 미래사회 인재에게 요구되는 역량 개발 교육의 종합판이라 볼 수 있다.

인성중심 교육 실천의 결과로 사대부초는 2014년도에 ‘학교폭력 제로학교’에 선정되는 등 바른 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의 실제적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와함께 함께 나누는 삶의 실천으로 ‘사랑이 꽃피는 학교’라는 주제아래 월드비전을 통한 이웃돕기를 해마다 실천하고, 장애인 돕기를 위해 카네이션, 크리스마스카드 구매, 난치병 학우 돕기, 교복 물려주기 바자회 등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삶의 공간으로서의 학교가 되도록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꿈과 끼로 거둬들인 알곡을 펼치다

최 교장은 2012년 3월 사대부초에 부임하던 해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에 참가해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알찬 일정을 마무리 지으며 사대부초의 우수한 교육성과를 홍보하고, 대구교육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다양한 교육성과의 기본 출발점은 “내가 여기에 왜 있는가”를 수없이 떠올리며 교육의 한 길을 걸어 온 최 교장의 사고 습관 때문이었다.

그리고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마인드로 75여 년의 학교전통과 초등교육의 선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국립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사로서의 명예를 지키려고 애쓰고 노력했다. 그 결과 과학교육 분야의 전국 단위 대회에서 대상, 금상 등을 받아 과학교육을 선도하는 학교로서 입지를 굳히고, 수영, 스케이트, 미술, 음악, 글쓰기 등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 계발을 통해 여러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등 학교의 명예를 빛냈다.

또 2013년부터 4월 1일 개교기념일을 꿈싹 특성화의 날로 지정, 다양한 과학 체험활동과 진로 탐색 활동 기회를 제공해 개별 학생의 꿈싹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학교가 무엇보다 제2의 가정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학교가 학생들에게 가족과 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특히 국어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글쓰기와 독서 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도서관 운영의 활성화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매년 도서관에 신간 장서 확보로 학생들이 도서관을 가까이 하게 하고, 독서가 삶의 힘이 되도록 독서교실을 운영하고 독서프로그램의 하나인 문학 기행 등을 통해 독서교육을 도서관 내에서뿐만 아니라 체험적 독서활동을 교육과정에 녹여내 학부모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교직의 길 위에서 자신을 돌아보다

그는 자신이 살아있음에 올바른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며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늘 자신에게 물어 봐야 한다고 말한다.

9남매 중에서 일곱 번째로 태어나 여러 형제들 사이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갈 수밖에 없었던 삶의 억척스러움은 지금의 최 교장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덧 현재 자신의 삶을 해질 무렵 저녁노을이라고 비유했다.

저녁에 지는 태양은 하루 중에서 가장 치열하고도 장렬한 빛을 내며 세상 만물 모두에게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인상 깊게 남긴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이제 자신의 삶에서 저녁노을처럼 정열적인 붉은 빛을 내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름다운 마무리란, 동고동락을 한 주변의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따뜻한 나눔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교사로서 여러 학교에 몸담아 오면서 다방면의 학생지도상 수상, 교육실습생 지도 및 초등국어교육 전반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고, 특히 교사 교감, 교장이라는 모든 위치에서 국립학교(현 총 14년째)에 근무를 하면서 국립학교가 갖고 있는 위상과 역할 등에 대한 성찰을 통해 나눔이라는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최명자 교장은 “현장 교육에 적용했던 노하우 등을 작게는 나와 같은 길을 가는 후배들의 성장을 돕는데 쓰고, 크게는 다른 학교와 더불어 성장해 대구교육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최명자 교장의 교육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나눔의 실천 속에서 행복을 꿈꾸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됐으면 한다.

이는 곧 대구교육의 밝은 미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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