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안동우체국 김동영 집배원
<와이드인터뷰> 안동우체국 김동영 집배원
  • 최재용
  • 승인 2009.09.1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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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만들고파"
몸에 밴 봉사...쓰레기 줍기.매달 장애인시설 찾아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영천 길안면 길안천을 찾았습니다.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근데 저 멀리서 모자를 눌러쓰고 커다란 봉투에 쓰레기를 주워 담는 사람이 눈에 띄었습니다. 환경미화원인줄 알았습니다. 조금 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자신이 주운 쓰레기를 그 남자에게 가져 갔습니다. 부자지간이었습니다. 이들은 매년 하천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집배원이 이었습니다.…(이하중략)…’

각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아름다운 이 글 속의 주인공은 바로 안동우체국 김동영(43·사진) 집배원.

이 글은 지난달 28일 안동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봉사라니요. 부끄럽습니다. 그냥 좋아서 한 것 뿐인데요.”

김씨는 몸에 밴 봉사활동을 줄곧 해왔다. 그는 지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안동댐, 인하댐 등지를 돌며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는 작지만 누구나 선 듯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

“남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김씨의 이 같은 실천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지체장애가 있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생전에 늘 ‘배려’를 강조하셨어요. 그렇다고 거액을 기부한 것도 아닙니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고 하셨죠. 어머니는 지체장애인 입니다. 불편한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보다 힘든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씨의 봉사활동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안동우체국 집배원 365봉사단으로 활동하면서 매달 홀몸노인과 중증장애인시설 등을 찾아 어려운 사람들을 보살피고 있다. 매달 월급을 쪼개 후원금도 낸단다.

“봉사라고 할 것도 없지만, 이런 활동을 할 때 마다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김씨를 직장 동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직원들은 “역시 김동영 답다”라고 말한다.

한 직원은 “지난해 봄 구미에서 열린 축구대회에서 더러워진 화장실을 청소 도구도 없이 청소를 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씨가 집배 서비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씨의 ‘몸에 밴 봉사’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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