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수성구청 세무과 류병기 체납정리담당
<와이드인터뷰> 수성구청 세무과 류병기 체납정리담당
  • 최태욱
  • 승인 2009.09.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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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는 국민의 아름다운 권리"
형편 어려워 세금 못내는 사람 볼때 마음 아파
“체납정리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성실납세자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사정이 있어 세금을 내지 못한 주민들을 찾아 세금을 거둬들여야 하는 구청 세무과 직원들의 하루는 민원으로 시작해 민원으로 끝난다.


지난 2005년부터 대구 수성구청 세무과에서 체납정리 업무를 맡고 있는 류병기(43)씨도 그들 중 한 명이다. 부동산 압류에서 공매처분, 차량번호판 영치, 고지서 발송 등 세무과 체납정리 업무는 그 범위가 넓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거나 실수로 한두번 체납하는 경우가 많지만 납세의지가 전혀 없는 고질 체납자도 수두룩하다. 이런 고질 체납자를 만나 세금을 징수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 더욱 그렇다. 다행히 지난 4월부터는 체납 징수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징수율을 보면 경기가 지난해 보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징수율이 낮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죠.”

광범위한 체납정리 업무 중에서도 가장 일이 많은 것은 몸으로 때워야하는 자동차세 체납 정리. 낮에도 조를 짜 영상인식시스템 차량을 타거나 PDA를 들고 체납차량을 찾아 다녀야 한다.

체납차량 번호판 야간 영치에 나설 때는 밤을 새워 하루에 200개가 넘는 차량 번호판을 영치한다. 다음 날이면 번호판을 찾으러 온 체납자들과 한 바탕 전쟁이 벌어진다.

류씨는 “번호판을 찾으러 온 사람 중에는 제때 세금을 내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는 사람,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 다짜고짜로 협박하는 사람 등 반응이 제각각”이라며 “납세가 국민의 의무임을 알면서도 형편이 어려워 세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을 볼 때는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공무원이 된 1995년도에 비하면 납세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세금을 내는 것이 국민의 의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다. 막무가내로 항의하는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부서라 분위기가 딱딱할 것 같지만 류씨는 긍정적인 생각과 밝은 표정을 갖고 있다.

“그날그날 받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풀지 못하면 일주일도 견딜 수 없죠. 짜증내는 민원인들을 많이 만나는 부서지만 직원들 모두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민원인들을 차분하게 설득합니다.”

체납을 정리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성실납세자와 달리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들이 싫을 만도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돈이 없어 세금을 못내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모든 국민이 어려운 시기에는 더욱 그렇죠. 하루빨리 경기가 좋아져 세금을 내지 못하는 국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납세의 의무’에 대해 물었다.

“저희들은 성실납세자를 위해 존재합니다. 성실납세자들이 체납자들로 인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되죠. 납세는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이자 아름다운 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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