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동시에 치는 학업성취도평가는 그 결과가 기초학력부진, 기초, 보통, 우수로 나뉘어 교육청별, 학교별로 공개되기 때문에 점수를 의식한 주입식 교과교육이 강행되고 있다.
대구 A초등학교의 경우 성취도평가 전까지 예체능 수업 및 학교 행사를 자제하고 국영수 중심의 수업을 진행토록 하고 있다.
또 기초학력부진 학생은 별도로 남겨 보충수업을 진행, 학교 점수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A초등학교 한 교사는 “학업성취도평가가 초등학생들도 경쟁 입시의 구도 안에 몰아넣고 있다”며 “학교와 교육청은 소속 학생들의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평가 과목 이외의 예체능 수업을 국영수로 바꾸는 등 각종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경북의 한 지역교육청은 성취도평가 점수를 교원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히면서 학교에 공문을 보내 시험에 대비한 학력향상 계획을 세워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평가결과에 따라 교사들에 대한 근무평정, 보직, 성과급, 해외 연수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치른 학업성취도평가에서는 대구의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해 보고하는 등 점수 공개로 인한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C중학교 교사는 “교육청은 학교장을 통해 학교교육을 성적 올리기 경쟁과 점수따기 교육으로 만들고 있으며 다시 학교장은 교사들을 압박해 학생들의 점수를 올리기 위해 편법마저 동원하고 있다”며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공개로 학교간, 교육청간 줄세우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B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학업성취평가 공개로 전국의 지역 교육청간 순위가 메겨지다 보니 점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며 “때문에 하반기 장학지도는 시험을 대비한 학력신장에 맞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