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천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의견 분분’ “상권 되살려야” VS “예산 낭비일 뿐”
방천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의견 분분’ “상권 되살려야” VS “예산 낭비일 뿐”
  • 김지홍
  • 승인 2015.12.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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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의회, 내년 예산에 비·햇빛가리개 설치 예산 편성

“시장 활성화 역부족”…예술 프로젝트 집중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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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방천시장에 설치된 비·햇빛가리개는 지난 2009년 설치, 현재는 낡고 오래돼 오히려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이범희 기자
대구 중구 방천시장에 비·햇빛가리개 시설 재설치를 놓고 시장 상인들과 지역 주민·예술가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방천시장 상권을 되살리려면 상품의 신선도 유지와 손님에게 시장의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이미 전통시장의 역할을 잃은 방천시장에 시장 활성화 사업은 한계가 있어 아예 가리개를 철거하고 새로운 문화 공간을 형성해나가자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21일 대구 중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중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6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중구 방천시장 비·햇빛가리개 시설 설치 예산안이 2016년 예산에 편성됐다. 이르면 내년 초 9천235만원(국 60·시 15·구 15·자부담 10)을 들여 면적 960㎡(폭 6m·길이 160m·높이 6m)의 텐트 재질로 재설치한다.

가리개 시설을 새로 단장하자는 의견은 지난 3월 중구청과 상인 관계자 등이 만난 방천시장 활성화 방안 간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7년 전인 2009년 대구시는 도시경관 사업으로 시비 4천만원을 들여 방천시장 상가를 덮는 검은 천을 설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천은 떨어져 나가고 찢겨졌다. 2013년에는 눈이 많이 내려 아예 가리개 일부가 내려앉는 등 부서져 중구청으로부터 400만원을 들여 한 차례 수리하기도 했다. 이에 중구청은 그동안 낡고 오래돼 도시미관을 해치는 천막을 걷어낼 계획을 세웠다.

신범식 김광석길 운영위원장이자 중구의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본 여건을 만들어주고, 상인들끼리도 상생할 수 있도록 공간을 형성해줘야 한다”며 “낡은 가리개를 걷어내고 새로 설치하면 상품의 신선도도 높아지고 주민 등 손님에게도 쾌적한 장보기 문화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리개를 아예 철거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전통시장의 제 기능을 잃은 방천시장에 시장 중심의 잣대는 맞지 않고 상인과 주민이 공생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을 만들자는 말이다. 또 새단장할 가리개가 아케이드 시설이 아니면 금세 부서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1~2년새 방천시장 골목 곳곳에는 카페전문점과 술집 등 대형 프렌차이즈 음식점이 10곳 이상 들어섰다. 이에 비해 시장 상인은 20명 채 되지 않는다.

중구청은 그동안 방천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지난 2009년부터 상인과 예술가들이 동참하는 ‘방천시장 예술프로젝트-별의 별 별시장’ 프로젝트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등이다. 방천시장의 한 예술가는 “그동안 수십억을 투자했지만 시장 상권엔 큰 도움이 없었다”며 “시장의 역할을 바라는 것보다 예술 프로젝트를 살려 이 일대를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특히 중구의회 복지도시위원장 홍인표 의원(새누리당)은 17일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방천시장은 김광석 길 등의 골목 상권과 연계되면서 시장의 임대료가 1~2년 새 10배가 뛰었다”며 “이미 전통 시장의 존재와 부활을 가리개 등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비난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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