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대구수성경찰서 주영식 정보관
<와이드인터뷰> 대구수성경찰서 주영식 정보관
  • 대구신문
  • 승인 2009.10.1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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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재충전하는 영혼의 휴식처"
4년째 복지시설 할머니 나들이 봉사활동 펼쳐
“저를 보시면 `총각’이라고 부르며 버선발로 반겨주는 할머니들이 뵙고 싶어 이젠 나들이 봉사가 기다려집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짬을 내 4년이 넘도록 복지시설의 외로운 할머니들을 위해 나들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경찰.

바로 대구 수성경찰서 정보계 주영식(37·사진) 정보관이다. 1998년 경찰에 입문한 그가 봉사활동과 인연을 맺은 것은 근무지를 서울에서 대구로 옮기고 나서다.

우연한 기회에 한 종교단체의 봉사모임을 알고 난 뒤 나들이 봉사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가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승회’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할머니들을 모시고 달성공원, 대구수목원, 봉무공원 등으로 나들이를 떠난다.

답답한 시설에서 벗어나 바깥구경을 하는 그 자체가 할머니들에게는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들이 봉사를 시작한 것이다.

큰돈은 아니지만 회비를 모으고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고 나면 운전은 항상 회원들 중에서 가장 젊은 주 정보관의 몫이다.

또 춤과 노래로 할머니들의 흥을 돋우는 것도 활발한 성격을 가진 그의 임무(?) 중에 하나다.

“말씀이 전혀 없는 한 외톨이 할머니가 어느 날 춤추고 노래하는 제 모습을 보고 한참을 웃으시더니 말문을 열었어요.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엔 그 할머니가 벙어리이신 줄 알았어요.”

꾸준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주 정보관에게는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이웃들의 일에도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 작지만 소중한 진실을 깨닫게 된 것도 주 정보관이 봉사활동을 통해 얻게 된 값진 경험이다. 봉사란 것이 남을 위한 것, 시간이 남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시간을 만들어 마음을 재충전하는 영혼의 휴식이란 것이다.

인맥을 관리하고 정보를 수집하느라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더욱 바빠지는 정보관들에게 육체의 휴식은 언제나 부족하기 마련.

하지만 봉사의 참맛을 알고부터는 주 정보관은 더욱 열심히 나들이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주 정보관을 지켜보던 대구 수성구 화성양로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성경찰서 홈페이지에 그를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이 관계자는 “몇 년간 주 정보관을 지켜본 결과 이웃 어른에 대한 그의 지극한 공경심과 봉사정신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와 같은 봉사정신이 우리사회에 널리 퍼져 온정이 넘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주 정보관을 칭찬했다.

그러나 정작 주 정보관은 인터뷰 내내 “조용히 이웃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경찰 동료들에 비하면 내세울 얘기가 아니다”며 부끄러워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가 조심스럽게 속마음을 꺼냈다.

“친형도 성주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찰 가족입니다. 경찰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더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이제 막 봉사의 참맛을 알았으니 더욱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주 정보관의 수줍은 미소에 활짝 웃는 할머니들의 얼굴이 오버랩 됐다.

최태욱기자 cho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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