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키 작은 코스모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노은이 ‘이등병 엄마의 보낸편지함’ 이후 10년 만에 발표한 ‘이야기 시’다. 책은 열일곱 편의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됐다. 핵심 키워드는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아픔’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는 ‘그리움’이라고 쓰고 ‘아픔’이라고 읽는다. 만나지 못하고 함께 호흡하지 못하는 아픔은 마음의 상처 중에서도 중증 상처다.
책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그리운 장소, 그리운 시간, 그리운 사람을 바람결의 상처처럼 우리 앞에 펼쳐낸다. 그러면서 치유의 손을 내민다.
책 속의 열일곱 편의 짧은 이야기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가슴에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만나 우정을 나누는 스토리가 있는 시로, 엄마가 그리운 딸 카페 리더 ‘엔젤’,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 ‘민들레’, 남편이 그리운 아내 ‘방울방울눈물’, 동생이 그리운 언니 ‘스피카’, 아버지가 그리운 딸 ‘두루미’ 등의 멤버 다섯이 등장한다.
이들은 언젠가 한 번씩은 스쳐 지나갔던 관계들로, 서로에게 머뭇머뭇 다가서며 아픔과 우정을 나누다가 한걸음씩 서로를 알아가며 인연을 엮어 나가기 시작한다. 작가는 저마다의 가슴에 망울져 맺힌 아픔과 슬픔과 그리움의 사연들을 조각조각 곱게 모아 어루만진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노은 지음/스타북스/1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