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경북도의 `찾아가는 산부인과’ 진료시스템
<대구논단>경북도의 `찾아가는 산부인과’ 진료시스템
  • 승인 2009.10.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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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월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출생아 수는 3만5900명으로 작년 같은 때에 비해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수를 일컫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19명이었지만 올해는 1.1명 내외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2명, 스웨덴 1.19명, 일본 1.37명, OECD국가 평균 1.73명에 비교해 볼 때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1년 동안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진 이유는 경기침체로 인한 혼인 건수 감소도 있었겠지만 내년이 범띠해라 출산을 꺼린 것도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정부당국이나 전문가는 올해 출산율도 그렇지만 내년 이후가 더 문제가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지난 1998년 IMF 때도 다음 해인 1999년 출산율이 전해에 비해 0.04명 하락했고 그 이후 4-5년간 계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등으로 출산율이 낮아진 것은 어쩌면 일시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노령자는 늘어나고 아이 수는 해마다 줄고 있는 현상에 대한 국가의 뚜렷한 대비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임세대가 아이 낳는 것을 회피하지 않게 하는 국가차원의 인구 증가 복지정책이 없는 것이다. 대가족시대에는 부모가 자식들이 아이 낳는 것을 권유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핵가족화 되면서 아이 낳는 문제에 관여하는 입장이 못 되고 맞벌이 세대의 증가, 고가 자녀교육비의 지출 등의 원인으로 아들이든 딸이든 한 아이로 만족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게 되었다.

아이를 낳고 안 낳는 일은 당사자의 일로 국한지울 수밖에 없지만 인구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절대 개인 또는 가정적인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 머리로 먹고 사는 한국, 인구가 바로 국력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고령화 저출산을 걱정하면서도 국가는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대안을 내 놓고 있을 뿐이고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인구 증가책으로 선거직 단체장이 정치적 냄새를 풍기면서 신생아가 나면 몇 십만 원에서 기 백만 원까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중구난방식 땜질 대안을 내 놓고 있을 뿐이다.

남미 칠레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나라가 발전하려면 유아교육이 절대 필요하고 빈부 격차가 더 이상 아이의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부모의 월 소득이 하위 40%인 가구의 0세부터 4세까지의 모든 아동들에게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무상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키운다’는 슬로건으로 출산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저출산을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젊은 부부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구체성 있는 대안을 내 놓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경상북도가 출산율에 도움이 될 `찾아가는 산부인과’ 진료시스템을 마련하였다.

산부인과 사각지대인 의성, 군위, 영양, 영덕, 청도, 고령, 성주, 예천, 봉화 등의 농어촌지역 임산부들을 위하여 이동용 진료버스를 특수 제작, 최신 의료장비를 갖추고 오늘부터 무료진료에 들어간다고 한다. 오지 농촌지역의 대부분은 벌써 지역 전체 인구 10명중 2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되었다. 젊은이들이 없으니 산부인과의원이 없고 대신 노인환자를 겨냥한 의원들이 성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띄엄띄엄 특히 외국에서 농촌으로 시집온 여성들이 출산하는 경우, 산부인과의원이 없어 임산부들이 진찰을 받기 위해 먼 거리까지 가야하는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는데 경북도가 월 2-3차 무료순회 진료를 하는 것은 매우 잘 하는 일이다. 이를 잘 운용하면 원정 출산의 불편과 비용 절감 그리고 도정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됨은 물론 나아가서는 출산 장려 촉진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지역민을 위한 각종 순회 행정서비스가 PR만 요란했을 뿐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모처럼 계획한 경북도의 `찾아가는 산부인과’가 임산부나 가족들에게 감동적인 선물을 안겨주는 사려 깊은 운용이 되었으면 한다. 안동의료원에 위탁 운용한다고 하니 더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경북도의 `찾아가는 산부인과’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날로 떨어지는 출산율을 높이는데 일조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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