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쓰기의 말
<신간>쓰기의 말
  • 남승렬
  • 승인 2016.08.09 17: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쓰기의말들

모두가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글을 쓰지는 못한다. 인간을 부품화한 사회 현실에서 납작하게 눌린 개인은 글쓰기를 통한 존재의 펼침을 욕망한다. 그러나 쓰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안 쓰고 안 쓰고 안 쓰다 ‘글을 안 쓰는 사람’이 된다. ‘쓰기의 말들’은 그들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끄는 마중물 같은 책이다.

저자 은유는 글쓰는 사람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의미를 발굴하는 안목과 낮고 작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으로 자기만의 글쓰기를 선보이는 천상 글쟁이다. 은유는 이 책을 통해 니체, 조지 오웰부터 신영복, 김훈까지 쓰기에 관한 문장을 간추려 뽑아 선보이고 있다. 이성복의 ‘신기한 것들에 한 눈 팔지 말고,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세요’, 조지 오웰의 ‘언어는 시인과 노동자의 합작품이 돼야 한다’ 등 글쓰기로 들어가는 104개의 문을 소개한다.

글 쓰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글을 써 온 이력은 남다르다. 글쓰기의 정규 코스를 하나도 밟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증권회사에서 일하다 노동조합 상근 활동가가 됐다. 결혼 뒤 일을 그만두고 두 아이를 낳아 여자, 엄마, 아내로서 ‘삶이 굳고 말이 엉킬 때마다’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쓰기를 멈추지 않은 것이다. 서른다섯 살에 사외보에 글을 쓰며 자유기고가로 ‘데뷔’를 했고 한 잡지에서 인터뷰로 연재를 하기도 했다. 한 사회적기업에서 잠시 일을 했지만 쓰는 일을 지속하기가 어려움을 깨닫고 그만뒀다.

저자에게 쓰기란 삶과 동의어였다. 그래서 ‘쓸’ 수 없으면 ‘살’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쓰기를 목숨처럼 여긴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쓸 때’ 등을 밀어 줬던 작가들이 쓰기에 관해 언급한 길고 짧은 말들을 뽑아 자신과 쓰기의 삶을 돌아보고 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