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사다리차 8대 고작
16층 이상은 진압 못해
헬기 1대는 산불진화용
다른 1대, 고작 1분 분사
전문가 “정부 지원 절실”
29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대구 지역 15층 이상 건물(공공·주거건물 포함)은 총 3천747채에 이른다.
고층건물로 분류되는 30층 이상 건물(아파트 및 주상복합)은 147채이며,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도 8채나 된다.
하지만 지역의 고층건물용 직접 진압장비 현황을 살펴보면 고가 사다리차 8대(53m 6대·52m 2대)가 고작이다.
이들 장비의 경우 최대 진압 층수가 16층에 불과해 고층건물 화재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른 대안으로 알려진 헬기도 2대가 있지만 한대는 산불 진화 전용으로 건물 진화 능력이 없고 다른 한대도 ‘워터 건(Water gun)’이 장착돼 있지만 주변건물과의 충돌 우려와 한번 충전에 1분여 밖에 분사하지 못한다는 한계 때문에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대구소방본부는 400m까지 물을 뿌릴 수 있는 고압펌프차 2대(대당 17억 2천만원)를 도입하기 위해 예산확보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수 십억에 달하는 고가 장비여서 확실한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사실상 유일한 진화방법으로 알려진 소방관 직접 진압 방식의 경우에도 골든 타임을 지키기 어렵다.
소방 대원들이 20㎏짜리 산소통을 메고 계단을 걸어 올라가 화재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5층을 기준으로 30분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구소방본부는 이같은 취약점을 인지하고 고층건물 거주민들의 화재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해 매년 민관 합동 소방훈련 실시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실시한 지역 모 아파트(700세대 이상) 훈련에서는 주민 20여명이 참여하는데 그쳤다.
소방관계자는 “아파트 주민들과 매년 한차례식 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참여율은 굉장히 저조하다”며 “대응 훈련 자체를 사생활에 대해 간섭받는 것으로 인지해 주민들이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수 십억에서 수 백억에 이르는 고가 장비를 도입하기위한 재원마련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다”며 “소방재정 확충을 위한 소방장비 국비보조 확대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곽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