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도시락.반찬 배달 봉사
빨간 앞치마 두르고 '어르신 사랑' 실천
매주 홀몸노인들을 위해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도시락과 반찬을 배달하는 한 지구대장의 숨은 노인사랑 이야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빨간 앞치마 두르고 '어르신 사랑' 실천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 의성경찰서 중앙지구대 황성호(49) 경감. 황 지구대장이 사랑의 도시락 배달을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중순.
순찰근무 중 우연히 들린 의성군노인복지회관에서 관장과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다 복지관의 도시락 배달 지원 사업을 알고 나서다.
“문득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나 어려운 노인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경찰관들도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관장님을 졸랐죠.”
이때부터 황 대장은 직원들과 매주 월요일이면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8명의 홀몸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했다.
대체로 사건 신고가 없는 조용한 점심시간을 이용해 순찰근무를 돌면서 배달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경찰들이 웬 도시락 배달이냐’며 노인들이 의아해 했고 직원들도 쑥스러워하면서 서먹서먹했다.
하지만 몇 달간 지구대장과 직원들이 계속 릴레이식으로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보이지 않는 벽이 사라졌다.
첫째, 셋째 주 수요일에는 반찬을 배달하고 월요일 도시락 배달 이후에는 노인복지회관에서 200~30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급식 배달을 하고 설거지도 돕고 있다.
황 대장을 비롯한 중앙지구대원들은 봉사활동은 물론 치안에도 소홀함이 없다. 황 대장은 부임 이후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농촌지역의 사행성 게임장을 폐쇄시켰다.
또 다방 업주들과 간담회를 갖고 불법티켓영업을 없앴으며 외국인 범죄 예방을 위해 의성 농공단지에서 외국인 근로자 범죄예방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황 대장과 중앙지구대원들의 노력은 지난 9월 의성경찰서가 경북도내 5대 범죄 감소율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밑거름이 됐다.
교통도 단속보다는 지도위주로 근무체제를 바꾸었다. 그 결과 교통통고처분은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 1천189건이었으나 올해는 249건으로 79%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10건이던 질서협조장 발부건수는 470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또 경로당과 노인회관을 찾아 교통사고 예방교육을 하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에서 특강도 했다.
이 결과 황 대장이 부임한 이후 의성에서는 살인이나 강도, 강간 등의 강력사건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의성 중앙지구대원들의 완벽한 치안활동으로 이들의 봉사활동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황 대장은 “경찰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고작 도시락 한 통을 배달하는 것이지만 시골에 홀로 남아 쓸쓸히 여생을 보내는 어르신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어 보람 있다”고 말했다.
최태욱기자 choi@idaegu.co.kr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